"대출 받으려면 통장 비밀번호 알려줘야"…'작업 대출' 사기 주의
보이스피싱 대포통장으로 활용
대출금 받지도 못하고 경찰 조사
"통장 빌려주는 것만으로 처벌 대상"

직장인 A씨는 최근 경찰서로부터 자신의 계좌가 지급 정지됐다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해당 계좌는 한 달 전 대부업체가 사업자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요구해 넘겨준 것이었다. 당시 대부업체는 사업자 통장으로 보이도록 거래 내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를 댔고, 한 달 내 계좌에 대출금 200만 원을 입금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알고 보니 대부업체 직원은 해당 계좌를 불법 보이스피싱 대포통장으로 활용한 사기꾼이었다. A씨는 "대출금도 못 받고 보이스피싱 범죄와 연루되었다는 의혹으로 조사까지 받는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작업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인 뒤 통장을 빼앗아 가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직접 범죄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통장을 빌려준 것만으로도 전자금융거래법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당국과 금융권의 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지자, 취약 차주들은 급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2월 기준 신용대출을 3억 원 이상 취급한 30개 저축은행 가운데 19곳이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신규 대출을 내주지 않았다.
돈이 급한 취약 차주는 대출업체를 가장한 불법 사금융업체의 이 같은 제안이 솔깃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주로 대부업체들을 소개하는 대출 플랫폼에서 대출 수요자를 모집하고 있다. 직장인에게도 사업자 대출을 내줄 수 있다면서 작업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선 사업자처럼 보일 수 있도록 거래 내역이 필요하다며 통장 정보를 요구한 뒤 대출 심사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대출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룬다. 그 사이 해당 통장은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사이트 등에서 대포통장으로 활용된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자가 해당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신청을 할 때에야 대출 수요자는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포통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보이스피싱 등 사기꾼들이 일반인들의 통장을 노리는 다양한 범죄를 벌이고 있다"며 "어떤 이유에서라도 절대 남에게 통장을 빌려줘선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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