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판결 직후, 판사들이 움직였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 결정
실명 비판·퇴진 요구 잇따라.. 사법부 독립 수호 회의 안건에 오를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 선고 이후, 법원 내부가 공식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법원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임시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회의 개최 요건인 대표 판사 5분의 1 이상 동의가 충족되면서, 총 126명 중 26명 이상이 회의 소집에 뜻을 모았습니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전까지 의견을 수렴한 끝에 회의 개최를 공식화했고, 조만간 안건과 일정, 장소가 정해질 예정입니다.
회의 개최의 직접적 배경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주 전격 선고한 이재명 후보 선거법 사건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법관대표회의 내부 단체대화방에서는 “선고 시점과 속도가 이례적”이라는 우려와 함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확산되기 전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법관 독립 침해 우려”.. 탄핵론 대응 논의 가능성도
이번 회의에서는 정치권의 '탄핵 주장'에 대한 대응도 핵심 안건으로 거론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후보 사건 판결을 두고 정치권 일부에서 대법관과 서울고법 판사에 대한 탄핵을 시사한 가운데, 이를 두고 “사법부 독립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라는 우려가 법원 내에 적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책임론이나 사퇴 요구가 공식 안건으로 상정될지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 운영 및 사건 배당·선고 과정에서 재판 지휘권을 과도하게 행사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법원 내부·외부 ‘공개 반발’ 잇따라.. 실명 비판·퇴진 운동 확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선고를 둘러싼 법원 내부의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는 판사 실명으로 비판글이 올라왔고,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 요구했습니다.
“재판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강한 표현도 나왔습니다.
법조계 일각의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변호사 175명은 조 대법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고 퇴진 운동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반면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9명은 성명을 내고 “대법원은 법률에 따라 신속히 판결한 것일 뿐”이라며, 정치권의 ‘사법부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맞섰습니다.
또 다른 법조계 단체 ‘착한법만드는사람들’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당선 시 재판 정지법’에 대해 “명백한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지적하며 입법 시도를 강력 비판했습니다.

■ 혼란 속 '사법부 위기론' 제기..법관회의, 향후 입장 주목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이후 법원 내부 자정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통상적으로 사법부의 신뢰 회복이나 독립성 논의가 필요한 시기에 소집돼 왔습니다.
이번 회의는 대법원 선고와 그 여진이 재판 결과를 넘어 법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문제로까지 비화된 상황에서, 현직 법관들의 입장을 공식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원 내부에선 “이제는 어느 쪽으로도 조용한 정리는 어렵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책임론, 정치권의 탄핵 시사 대응, 선거 시점의 사법 절차 운영 원칙까지. 이번 회의는 사법행정의 영역을 넘어, 사법부의 정체성과 독립성까지 겨누는 의제들로 채워질 전망입니다.
정치와 사법의 경계가 거세게 요동치는 가운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사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은 물론 대선 정국의 흐름까지 바꿔놓을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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