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이 벤틀리에?”…불황 속 ‘부의 상징’ 바뀌고 있다

“요즘은 벤틀리나 포르쉐 타이칸도 연두색 번호판을 달고 나와요. 예전엔 연비나 세제 혜택 보고 타던 사람들인데, 이젠 ‘있어 보이니까’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수입차 딜러로 일하는 이모씨(38)는 최근 쇼룸을 찾는 고소득 고객들의 소비 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과시 가능한 프리미엄’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1495대로, 전월보다 14.8% 줄었지만 1~4월 누적 등록은 8만21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특히 롤스로이스(27대), 페라리(26대), 람보르기니(14대), 벤틀리(10대) 등 초고가 브랜드 차량도 꾸준히 팔리며, 수입차 시장 내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들 브랜드의 차량은 기본 수억원에서 시작해 수십억 원까지 올라가지만, 오히려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부유층 자산의 회복과 고소득층 중심의 소비 선순환 구조가 주요 배경이다.
증시 반등과 부동산 자산 안정세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살아났고, 초고가 차량은 희소성과 대기 수요 덕분에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일부 모델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몸값이 오른다.
각 브랜드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람보르기니는 하이브리드 슈퍼카 ‘레부엘토’와 SUV ‘우루스’를 앞세워 판매 확대에 나섰고, 마세라티는 ‘기블리 하이브리드’ 등 비교적 접근성 있는 고급 모델로 신규 고객층을 흡수했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개인 맞춤형 비스포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고정 고객을 더욱 단단히 붙잡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연두색 번호판도 주목받고 있다. 원래는 고가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감시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최근에는 ‘억대 차량의 증표’, 일종의 프리미엄 마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연두색 번호판인데 벤틀리”라는 말이 유튜브와 SNS에서 회자될 정도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카 시장은 이미 경기 흐름과는 별개로 움직인다”며 “고급차 판매 증가는 자산가들의 소비 여력과 부의 격차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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