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을 쌓으려면 할아버지 파리채부터 치워야 한다고?
정승 그림책 '모래성 쌓기 공식'

'모래성 쌓기 공식'이라는 제목이 적힌 표지를 지나 첫 장을 펼치면 노란색 별 모양 모래가 가득 펼쳐진 해변과 밀짚모자를 쓴 아이가 등장한다. 한 귀퉁이에 놓인 삽과 양동이, '모래성을 쌓으려면'이라는 아이의 한마디도 눈에 띈다. 삽과 양동이까지 준비한 아이에게 모래성을 쌓기 위한 또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호기심을 갖고 다음 장을 열면 "바다에 가야 해요"라는 짧은 문장과 줄지어 움직이는 물고기가 그려진 바닷속 풍경이 나타난다. 한 장을 더 펼치면 산등성이 그림과 함께 "산으로 가면 안 돼요"라는 아이의 말이 이어진다. 아이가 생각한 '모래성 쌓기 공식'은 도구 챙기기가 아닌 여름을 즐기고 자연을 살피는 태도다. 첫 세 장면에서부터 자연의 순환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작은 변화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드러난다.

'공식'이란 특정 유형의 문제의 빠른 해답을 찾는 방법이지만 무작정 외운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창의적 사고가 문제 해결의 열쇠다. 아이의 '모래성 쌓기 공식'은 여름을 맞이하는 자신만의 마음의 준비다. 여름을 기대하는 아이의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바다에 가려면 여름이 돼야 하고 여름이 되려면 매미가 울어야 하고 매미가 맴맴 울려면 개구리가 먼저 울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동안 빨간 수박 속과 초록색의 수박 껍질, 매미와 녹색 잎 무성한 나무 등의 그림이 의미를 보탠다.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을 친구로 대하는 태도도 담겨 있다. "개구리가 파리를 배부르게 먹으려면 할아버지가 양보해야 해요"라는 문구 옆에는 파리채를 든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재봉틀 자수 작업으로 표현한 그림이 참신한 매력을 더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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