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미국인' 레오 14세 교황에…"이탈리아인들 경악"
패권국인 미국이 가톨릭까지 장악할 우려
"교황청의 진보·보수 끌어안을 인물"
로마 교황청이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미국인을 교황으로 선택하자 이탈리아인들이 경악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교황 '레오 14세'로서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나타나자 광장을 메운 10만여 명의 교인들이 일제히 환호했지만 일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보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올해 69세로 시카고 출신이다. 미국인 교황은 오랫동안 금기사항으로 여겨져 왔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다수의 이탈리아인들은 이탈리아의 고위 성직자인 피에트로 파롤린이나 마테오 주피와 같이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로마의 대학생 안토이오 나탈레는 "솔직히 말해 나는 이탈리아 사람을 바랐다"며 “미국인은 상상도 못 했다"고 반응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로마에 유학하고 있는 대학생 파울라 라마스 페르난데스는 "새로운 교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판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인 것은 다소 의외다"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가톨릭 교계에서 미국인 교황은 금기였다. 미국이 정치·경제·군사 분야에서 이미 세계 패권국인 상황에서 교황직까지 미국인에게 돌아갈 경우 가톨릭 교회가 특정 국가의 영향 아래 놓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럼에도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이 금기를 깨고 교황으로 뽑혔다. 그가 교황청의 진보파와 보수파 모두를 끌어안을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다. 미국의 신앙 기반 싱크탱크인 액튼 연구소의 명예 회장 로버트 시리코 신부는 "그는 진보주의자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고, 보수주의자들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가 당선된 원인은 교계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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