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우려 안고 ‘조연’으로 일주일 보낸 한덕수…‘반기문 시즌2’ 되나
단일화 갈등에 “당에 일임”…당내 “무책임” 비판
경쟁력 부각 대신 “광주 사태” “호남 사람” 등 설화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후 일주일 동안 대선 정국의 조연에 머물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갈등 국면에서 정치력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별도 어젠다로 정국을 주도하는 데도 실패했다. 그 사이 “광주사태” 등 설화는 쌓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가도에서 중도하차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한 후보는 지난 1일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하고 2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꽃가마’를 기다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처음부터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뽑힌 최종 후보와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정치 여정을 시작한 탓이다.
실제 단일화 갈등 국면에서도 협상 주체로서 존재감을 보이기보다는 국민의힘 결정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의 단일화 갈등 속에서 한 후보는 “당에 일임”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무소속 후보인데도 국민의힘 지도부에 결정을 일임하며 갈등을 악화시킨다는 불만이 쌓였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당사자는 가만있는데 당 지도부만 극성 부모처럼 나서는 모습”(국민의힘 관계자), “모든 것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자세로는 협상이 될 수 없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비판이 나왔다.
김 후보와의 단일화만 기다리며 일주일을 흘려보내는 동안 경쟁력 있는 자체 콘텐츠를 부각하는데도 한계를 보였다. 출마 선언과 동시에 분권형 개헌을 약속했지만 지난 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고, 다음날에야 페이스북을 통해 “헌정회가 준비한 헌법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를 재는 대선 후보로서 호남 출신인 점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스스로 설화를 일으키며 논란만 불렀다. 지난 2일 광주에서 시민단체에 막혀 5·18 민주묘지에 들어가지 못하자 “저는 호남사람입니다. 사랑합시다”라고 외치고, 다음 날 이를 언급하며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부른 점은 정치권 안팎의 비판을 불렀다.
오랜 관료 경험이 있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초보인 한 후보가 ‘바람’만 타다가 중도하차한 반 전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불식하지 못하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투표지에 (한 후보의)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무엇보다도 김 후보의 치열함에 못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 사례를 들며 “선거판은 막연히 어느 그림이 좋은가 쳐다보는 것과 직접 와서 보는 것은 다르다”며 “(한 후보도) 단 며칠이라도 뛰어보시는 게 맞지 않나. 검증하고 역량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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