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기사] 볏짚을 퇴비로…토양 살리며 농가소득은 ‘덤’

정성환 기자 2025. 5.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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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을 지키는 흙기사] (상) <경기 연천> 임진여울영농조합법인
친환경벼 생산…논 생태계 개선
학교급식용 납품…판로 ‘탄탄’
인증면적 8년간 4배 가량 늘어
4월11일 박용석 임진여울영농조합법인 대표가 풋거름작물(녹비작물)용 밀이 파랗게 덮인 논을 배경으로 친환경벼 재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돕는 흑기사처럼, 황폐해진 토양을 되살리는 친환경농가를 ‘흙기사’라고 부르면 어떨까. 법정기념일 흙의 날(3월11일)이 지정된 지 10년째 되는 해를 맞아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흙기사 2곳을 소개한다.

경기 연천의 ‘임진여울영농조합법인’(대표 박용석)은 볏짚을 퇴비로 만들어 토양에 다시 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친환경벼를 안정적으로 생산한다. 농가가 볏짚을 판매하지 못한 데 따른 손해는 연천군에서 시행하는 친환경볏짚 환원사업에 참여해 1㏊당 35만원의 군 보조금으로 보충한다.

최근 연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분석한 흙토람 ‘논 토양 비료사용 처방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올해 처음으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지은 농가는 토양 내 유기물이 1㎏당 17g이었다. 하지만 친환경농업을 5년째 실천한 농가는 1.5배(26g) 높았다. 박성민 군농기센터 과학영농팀 주무관은 “유기물이 늘어났다는 것은 토양이 비옥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논 생태계도 크게 개선됐다. 2020년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이 수행한 ‘논생물다양성 조사’에 따르면 임진여울영농조합법인에서 4년 이상 친환경벼를 재배해온 논 6곳에선 생물이 평균 23종 발견됐다. 반면 인근 관행논에선 평균 13종이 발견되는 데 그쳤다. 2023년 법인 소속 논에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수원청개구리’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금개구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생산한 친환경벼는 의정부·부천·동두천·연천지역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한다. 임진농협 등 인근 지역농협을 통해 공급하면 해당 농협이 쌀로 가공해 학교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2024년 기준 법인의 친환경벼 공급량은 980t이다.

탄탄한 판로는 친환경벼 매입 단가를 비교적 높게 책정해 농가 영농 의욕을 고취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법인은 2018년부터 친환경벼 매입 단가를 일반벼 대비 40㎏ 기준 1만7000원 높게 정해왔다. 경기권에서 여주(1만2000∼1만3000원)보다는 높고 파주(2만원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 결과 법인의 친환경인증 면적은 2017년 42㏊에서 지난해 178㏊로 4배가량 늘었다. 전국 친환경인증 면적이 2020년 8만1827㏊에서 2024년 6만8166㏊로 감소한 것과 대조를 보인다.

박 대표는 “더욱이 올해 친환경농업직불금 지급 단가가 최대 1㏊당 25만원 오르고, 공공비축용 친환경벼 매입 단가도 일반벼 대비 5% 높아지는 만큼 더 많은 농민이 친환경농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유기·무농약 농업직불금은 1㏊당 70만원에서 95만원으로,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랐다. 유기농업을 6년 이상 실천할 때 받는 유기지속 농업직불금은 35만원에서 57만원으로 22만원 인상됐다. 정부는 또한 벼농가가 친환경벼 재배로 전환하면 전량 공공비축미로 사들이고 매입 단가도 일반벼 대비 5% 높게 책정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특등·1등급에 대해서만 일반벼 대비 3.3%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

박 대표는 “2021년 농식품부의 ‘들녘단위 규모화 친환경쌀 산업고도화 단지육성 시범사업’ 덕분에 도정·제분·냉동 시설을 갖추고 올 4월 쌀빵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며 “친환경쌀과 건강한 토양이 지닌 가치를 소비자에게 알려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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