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축산에서 답을 찾다] “젖소 100마리 두렵지 않다”…ICT로 노동효율 극대화

이문수 기자 2025. 5.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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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축산에서 답을 찾다] (1) 유옥목장 <경기 평택>
사양관리·급이·착유에 장비 도입
노동력 절반 줄고 집유량 증대
여유생겨 유제품 만들어 판매도
“스마트축산은 젊은층 유입 고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은 축산업계도 마찬가지로 겪는 어려움이다. 하지만 축사시설을 현대화·첨단화함으로써 생산비는 낮추고 생산성은 높이는 농가도 적지 않다. ‘스마트축산’ 선도농가 사례를 들여다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여러 마리의 젖을 동시에 짤 수 있는 착유기가 없었다면 낙농업에 뛰어들지 않았을 거예요.”

20대 초반이던 2018년 낙농인으로서의 삶을 택한 곽진영 유옥목장 대표(30)는 젊은이답게 솔직담백하게 말했다. 그는 경기 평택시 청북읍에 있는 3960㎡(1200평) 규모 목장에서 젖소 100마리를 키운다.

“젖소로 자식들을 먹여 살린 할머니, 그 뒤를 이어 목장규모를 키운 아버지를 보며 낙농분야에 제가 설 자리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사람 손이 너무 많이 간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농협 등 농촌 관련 기관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을 받으며 노동력을 많이 투입하지 않고도 젖소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그의 하루 일과는 꽤나 단순하다. 먼저 입구에 걸린 신체충실지수(BCS·Body Condition Score) 측정기를 살핀다. 젖소의 체형을 정기적으로 평가해주는 기기로, 개체별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사료 자동 급이기와 자동 급수장치가 잘 돌아가는지도 확인한다. 이곳 젖소는 사료·물을 먹고 싶을 때 급이기·급수장치를 마음껏 들락날락할 수 있다.

소의 귀마다 걸려 있는 ‘생체 리듬 발정 관리시스템’의 작동 여부도 체크한다. 개체별 발정 시기를 정확하게 알려주니 적합한 번식 시기를 계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착유 작업도 일사천리다. 2열로 된 착유장은 한번에 12마리가 들어간다. 착유장이 익숙해서인지 젖소도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순순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젖을 짜는 동안 곽 대표의 예리한 두 눈은 네모난 형태의 ‘스마트착유기 컨트롤러’로 향한다. 유량은 물론 우유 성분, 젖소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곽 대표가 스마트장비를 도입한 뒤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증대다. 한때 10시간가량 됐던 노동시간은 6시간으로, 인력은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한마리 기준 하루 25㎏이던 집유량은 30㎏으로 증가했다. ‘6차산업’에도 뛰어들 수 있었다. 자신이 생산한 우유·유제품을 판매하는 시내 카페 운영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엔 시간의 노예였다면 지금은 시간을 부리는 주인이 된 것 같아요. 축사 주변 환경을 정비할 시간도 넉넉하게 생겼어요. 앞으로 소비자가 목장을 방문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최고급 우유·유제품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하려고요.”

유옥목장의 축사 현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향후 로봇착유기를 도입해 수작업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하겠다는 계획이다. 로봇착유기는 젖소가 자발적으로 젖을 짤 수 있게 유도해 가축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고 착유빈도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

곽 대표는 스마트축산을 낙농분야로 젊은층을 유입할 수 있는 핵심 고리로 여겼다. 그는 “청년농들이 최신 장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우리 목장을 보고서 ‘어떻게 하면 낙농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자주 물어온다”며 “정부가 스마트축산을 통해 낙농업 진입장벽을 낮추고, 청년농이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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