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참석 못하는 '산불청장'... 김두겸 "산림청 '부' 격상하고 국토 63% 전략적 관리해야"
역대 최대 산불 피해 입은 '산업수도' 울산
진화 '29시간 Vs 128시간'... 임도가 갈라
산불방지 조례 개정 7일 시행 '가장 빨라'
"방치 산림.. 산주 있어도 관이 관리해야"

울산시는 지난 3월 22~27일 온양(대운산)과 언양(화장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964ha의 산림을 잃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확인한 피해 규모는 25억4,200만 원. 경남, 경북에서 발생한 영남산불 전체 피해액(1조818억 원)의 0.2%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30년간 누적된 울산 산불 피해 면적(1,200ha)을 감안하면, 이번 산불은 울산 최대 불이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대한민국이 산림녹화에는 성공했지만, 그 후속 정책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으면서 산불이 대형화했고, 산업수도 울산도 역대급 위협을 받았다”며 “산림청을 산림부로 승격해서 산불 예방을 포함한 산림 관리·경영에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산업이 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산불과 싸웠다”는 김 시장을 지난 2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느 정도로 절박했나.
“다 끈 불이 계속 되살아났다. 네 번이나 그랬다. 산업단지로 비화하지 않을지, 산업단지로 가는 송전선이 타진 않을지 조마조마했다. 다른 지역에서 1분 단전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울산에선 다르다. 석유화학단지는 1초라도 전기가 끊기면 그곳 공장들이 3개월을 쉬어야 한다. 울산 경제는 물론, 대한민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왜 불이 되살아났나.
“낙엽 속 불씨 때문이었다. 물을 아무리 뿌려도 두껍게 쌓인 낙엽이 소화수를 막았다. 낙엽을 우리가 땔감으로 쓰지 않으면서 산불 확산, 대형화의 에너지원이 됐다. 부족한 임도(산림도로)도 문제였다. 잔불은 결국 하나하나 뒤집어서 물을 뿌려야 잡히는데, 임도가 없어 애로가 컸다. 진화대원들이 등짐펌프(15리터)를 지고 2시간 이상 오르내려야 했다. 해병대원들도 한 번 갔다 오면 퍼질 정도였다. 임도가 없는 대운산 산불은 진화에 128시간이나 걸렸지만, 임도가 구축돼 있던 화장산 산불은 29시간 만에 껐다."
-그래도 산림 소실 외 인명 등 민간 피해는 거의 없었다.
“산불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예방과 대응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상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카메라와 통신장비를 장착한 애드벌룬으로 24시간 365일 시 전역의 화재를 감시하고 있다. 이번엔 주택 단지, 산단 주변 산의 낙엽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3년째 진행 중인 산불 원료 제거 사업과 울산 내 모든 기업, 공장이 보유한 자체 소방차, 소방장비에 동원령을 내린 것도 효과가 있었다. 각 사에 사수 대상 집을 하나씩 배정해 주고 끝까지 막으라고 했다. 대신 나는 산단으로 불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산불 예방, 대비를 더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나.
“숲이 울창해지면서 자기 산에 못 올라가는 산주들이 수두룩하다. 서류상 주인이지만 제 산을 전혀 관리 못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산림 관리는 관이 나설 수밖에 없다. 주거지와 산단 주변 산림에 대해 산불 안전 이격 공간을 만들고, 이번 산불에서 그 필요성을 재확인 한 임도도 적극 개설하려고 한다. 송전탑 주변 인화물질도 제거하면서 수종도 불에 강한 것으로 바꿔 갈 것이다.”
울산시는 이와 같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산불방지 조례를 개정했다. 또 산림 인접지역 화재 예방 계획 수립과 실태조사, 실무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위한 조례도 제정했다. 해당 조례들은 7일부터 시행 중이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빠른 것이다.“
-최근 영호남 시도지사회의에서 산림청 승격을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언제까지 우리가 산을 쳐다보기만 해야 하나. 그러다가 이번에 산불이 커진 거다. 이러려고 50년 동안 산림녹화 사업에 그렇게 공을 들였나? 이젠 적극적인 관리로 산림을 유지하면서 활용도 해야 한다. 국토 면적 63%가 산림이다. 산림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구난방인 관리주체 통합이 필요하고, 그러자면 산림청의 부 승격이 필요하다. 산불이 큰 피해를 줬지만 산림청장이 국무회의도 못 들어가는 상황이다. 승격을 각 당 대선 주자와 총리에게도 건의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울산=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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