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가가 재해석한 단오, 그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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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연인의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드리겠다고 했던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은 한국인에게 슬픔과 한을 떠올리게 한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와 씨름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액운을 쫓아내고 한 해의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활기찬 분위기를 헬러만의 그림에서 느낄 수 있다.
그런 그가 표현한 단오제의 모습은 '진달래꽃'처럼 다소 낯선 형상을 하고 있지만, 공동체의 안녕을 소망하는 마음만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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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 자료-사진 보며 이미지 상상
이청준 소설 ‘축제’도 읽었다”


헬러만은 캔버스를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 제소(gesso·석고 가루)를 칠하는 등의 바탕 작업을 생략하고, 천 위에 바로 빠른 붓질로 즉흥적이고 속도감 있는 그림을 그린다. 이런 감각을 살려 작가가 한국 전시를 위해 선택한 큰 주제는 ‘축제’와 ‘단오’.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와 씨름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액운을 쫓아내고 한 해의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활기찬 분위기를 헬러만의 그림에서 느낄 수 있다.
헬러만은 “전시를 준비하며 봄에 열리는 한국의 축제인 ‘단오’와 이청준의 소설 ‘축제’를 읽었다”며 “‘축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간직하고 삶을 기념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인데, 내 작품도 언제나 기억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표현한 단오제의 모습은 ‘진달래꽃’처럼 다소 낯선 형상을 하고 있지만, 공동체의 안녕을 소망하는 마음만은 비슷하다. 헬러만은 “단오에 관한 자료와 사진을 보며 영국에서 좋은 여름과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 ‘메이데이’가 떠올랐다”고 했다.
헬러만이 한국 문화를 재해석한 작품들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건 미술관의 폭 80m, 높이 9m 벽을 가득 채운 초대형 벽화다.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한 독특한 구조의 전시장 모양을 활용해 작가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펼쳐 놓았다. 정면에 가장 크게 보이는 공간에는 거센 폭풍과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을 대비시켰다. 오른쪽 2층 공간으로 이어지는 창엔 폭포가 쏟아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전통 단오제에서 마을의 산에 올라가 나무에 치장하고 내려오는 모습을 그린 작품 ‘산행’도 인상적이다. 오방색 깃발이 번개가 치고 먹구름이 낀 하늘 속 무지개와 연결되는 장면이 담겼다. 커다란 자연 풍경 속에 배치된 캔버스 속 사람들은 대자연의 변덕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작은 존재. 하지만 그 안에서 기원하고, 축복하고, 기념하며 끈질기게 살아가는 인간사의 단면을 떠올리게 한다. 7월 6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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