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는 무대 위에도 필요하다 [이지영의K컬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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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의 화려한 인기 뒤에 가려진 그늘이 있다.
드라마, 영화, 케이팝 등 K컬처의 전 세계적 인기는 그저 인기 문화상품 생산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격도 동반 상승시켰다.
K컬처가 진정한 글로벌 문화로 자리매김하려면, 이를 이끈 연예인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인격에 대한 온전한 존중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제는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을 더 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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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배우나 가수가 그래미나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정치적 견해를 자연스럽게 표명하고 사람들도 이를 존중하며 경청한다. 이는 미국 사회가 이들의 인격과 사상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배우나 가수가 정치적 의견을 내면, 연예인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에서부터 심하게는 ‘연예인이 본분을 벗어난다’며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 연예인들은 정치적 의견 표명을 꺼린다.
이러한 풍조는 한편으로는 연예인을 단순히 대중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존재로만 여겨 그들의 인격과 사상을 무시하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군부독재 시절부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까지 연예인들이 권력의 입맛에 따라 함부로 이용되거나 해코지 당했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2000년대 이후에도 정부 비판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문화예술인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공연과 방송에서 배제된 사례는 그 연장선에 있다. 아무리 그들에게서 웃음을 얻는다고 해서 그들의 인격과 사상마저 우스운 것은 아니다.
정치적 중립이 헌법으로 명시된 대법원이 오히려 정치 개입 논란을 빚는 상황에서 ‘당신들의 정치적 입장 표명은 잘못되었다’고 일갈을 가해야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명확하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 사회는 공적 권력보다 연예인에게 더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고, 정치인과 공적 권력에 요구해야 할 도덕적 청렴을 연예인에게 과도하게 요구한다.
연예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문제는 단순히 그들 개인의 권리 보호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의 성숙도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유명인의 사회적 발언이 활성화된 사회일수록 다양한 의견이 공론장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컬처가 진정한 글로벌 문화로 자리매김하려면, 이를 이끈 연예인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인격에 대한 온전한 존중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제는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을 더 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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