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외롭다"…유진박, 벌써 n번째 범죄 피해 [리폿-트]

이지은 2025. 5. 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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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지은 기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이 또 한 번의 범죄 피해를 겪었다.

유진박이 친이모를 횡령 혐의로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수사부(부장 어인성)는 유진박의 친이모 A 씨를 지난달 중순 소환해 조사했다.

유진박 측은 A 씨가 유진박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 28여억 원 및 현금 200만 달러 등을 사용했으며 약 56억 원 상당의 미국 재산을 자신의 허락 없이 관리한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유진박은 자신의 예금으로 가입한 미국 연금보험의 수익자를 A 씨가 본인과 자녀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A 씨를 한 차례 소환 조사한 후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나 A 씨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출석 의사를 밝히자 현재는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5년생인 유진박은 16세에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조기 입학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1990년대 후반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유진박은 매니저와의 갈등, 감금·폭행 피해, 사기 및 횡령 등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힘든 삶을 살아왔다.

2009년, 유진박이 전 소속사와 매니저로부터 감금 및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매니저는 유진박을 유흥업소 등에 데리고 다니며 강제로 바이올린 공연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진박의 오랜 지인은 "음악밖에 모르는 유진박에게 김 씨는 이벤트성 행사만 다니도록 했다"며 "유진박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의 공연장에서 '뽕짝' 수준의 국내가요만 연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소속 뮤지션을 여관에 투숙시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폭로한 바 있다.

2017년 KBS1TV '인간극장'에 출연한 유진박은 과거 매니저로부터 여관에서 폭행을 당해 "입에서 까만 피까지 나왔다. 그리고 (주먹으로) 몸도 때렸다"고 당시를 재연해 충격을 안겼다. 유진박은 폭행과 협박 등의 피해를 겪고 조울증이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도 새 매니저에게 사기 및 횡령 피해를 겪었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당시 유진박의 매니저 김 씨가 유진박에게 총 7억 원에 달하는 재정적 피해를 줬다며 사기와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씨는 유진박 명의로 약 2억 원에 달하는 사채를 빌리고, 출연료 5억 600만 원을 횡령했으며, 유진박 소유의 제주도 토지를 무단으로 매각해 4억 8천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당시 김 씨는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게 맞다. 유진박을 1년 중 하루도 쉬지 않고 돌보고 있었고, 유진박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을 함께 썼다"라며 횡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유진박과 나는 경제공동체다. 함께 살고 있었고, 조울증을 앓는 유진박이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데 미숙해 내 월급과 아파트 월세 등을 유진박 통장에서 찾아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진박이 매니저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유진박의 친이모 A 씨는 후견개시를 신청했다.

앞서 A 씨는 2016년 6월에도 서울가정법원에 자신과 유진박의 고모 B 씨를 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며 성년후견개시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 환자나 발달장애인처럼 정상적인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신해 후견인이 법률 행위와 일상생활을 돕는 제도로 후견인의 업무는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서울가정법원은 해당 신청을 받아들여 유진박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를 결정했으나, 후견인으로는 A 씨나 B 씨가 아닌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이 선임됐다. 이에 A 씨는 개시결정이 내려진 지 6일 만에 청구를 취하, 후견인 지정은 무산됐었다.

유진박의 사기 피해 이후 A 씨는 다시 후견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유진박의 신상후견인으로는 사망한 어머니의 지인이, 법률대리 후견인으로는 C 복지재단이 각각 선임됐다.

지난해 6월 유진박은 '근황올림픽' 채널에 출연해 충북 제천의 한 떡갈비 식당에 머물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영상에서 유진박은 해당 식당에 머무르는 이유에 대해 "어머님과 옛날에 여기 식당에 온 적이 있다. 그때 떡갈비 먹으면서 음식점 주인인 박 회장님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2015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떡갈비집 사장님이 가게에서 지내라고 제안을 주셨다. 음식점 옆에 '헤이 유진'이란 이름의 콘서트홀까지 얻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유진박은 "약도 잘 먹고 있어 (조울증 증상이) 많이 안정됐다. 제 조울증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도시에 살다가 시골에 오니까 (건강이) 좋아질 수밖에 없더라"고 시골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입 관리에 대해서는 "행사든 공연이든 뭐든지 변호사가 관리해주니까 버는 돈 안전하게 다 있어서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리고 이모하고 고모, 회장님과 매니저도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은 한때 세계가 주목한 음악계의 샛별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 앞에는 늘 ‘비운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각종 사기와 횡령 피해, 매니저의 감금·폭행 의혹 등 어두운 현실이 숨어 있었기 때문.

유진박은 "천재는 외롭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듯, 양극성 장애 등을 안고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나 그만큼 주변의 악의적인 이용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조심스럽게 일상을 회복해 가던 유진박에게 또 한 번 찾아온 시련에 팬들의 걱정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KBS1TV '인간극장', '근황올림픽'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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