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작별한다”…경남 가정 호스피스 첫발

김소영 2025. 5. 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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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오늘(8일)은 어버이날입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삶의 막바지에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 어디일까요?

[강정훈/경남지역암센터 원장 :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에 있었던 그곳, 그리고 가족들과 단란하게 식사 한번 하는 그 순간을 쳐다보고 싶다라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꿈들이 사실 굉장히 소박한 꿈이거든요."]

장기요양 노인들에게 희망 임종 장소를 물었더니 67%는 집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집에서 임종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했습니다.

말기 암 등을 진단 받은 환자들이 집에서 생애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가 '가정 호스피스'입니다.

경남에서도 시범 사업이 시작됐는데요.

김소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진주 도심에서 25분을 달려 도착한 농촌마을.

차에서 내린 의료진들이 단독 주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들어갈게요. 어머니.)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다. 그렇죠?"]

췌장암 4기 65살 김기찬 씨가 사는 집입니다.

의료진들이 일주일에 두 번 김 씨를 찾아와 진찰합니다.

몸 안에 삽입된 배액관의 상태를 살피고 정맥관을 통해 영양제를 주입합니다.

필요하면 마약성 진통제도 처방할 수 있습니다.

동행한 자원봉사자는 마사지나 목욕 등 신체적·정서적 돌봄을 제공합니다.

[연소현/경상국립대병원 간호사 : "환자분들한테 뜻깊은 날이 있다든지 아니면 조금 집에 와가지고 이루고 하고 싶었던 일이라든지 이루고 싶었던 소원이라든지 이런 게 여건이 된다면..."]

낯선 병원이 아닌 익숙한 집에서 삶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게 김기찬 씨의 뜻이었습니다.

[김기찬/췌장암 4기 환자 : "대학병원 갔었는데 하루가 지옥 같고, 1년 같고 그래서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죽어도 좋으니까 집에 가서 죽자고..."]

응급 상황에서 24시간 연락할 의료진이 있어 가족들도 안심하고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강진여/김기찬 씨 아내 : "불안하면 더 힘들 것 같아 가지고 그러면 집에 가자 이러더라고요. 집에서 우리가 살던 곳을 보면 좀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이런 가정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의료 기관은 전국 40개.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지자체 한 곳당 한 두개에 불과합니다.

6년 새 겨우 한 곳 늘었습니다.

낮은 수가 탓에 의료 기관의 참여가 한정적인 겁니다.

경남에서는 경상국립대병원이 올해 처음 가정 호스피스 제공 기관으로 지정돼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경남도에서 받는 지원금은 한 해 1억 6천 만원.

집에서 임종하고 싶은 환자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강정훈/경상국립대병원 경남지역암센터 소장 : "수가의 문제로 가지고는 해결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또 지자체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업을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사업비 형태로 이것을 만들어 내고..."]

경남에서 첫 발을 뗀 '가정 호스피스'.

의료의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돌봄의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영상편집:김진용/그래픽:김신아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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