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혼돈 속…충청권 공약 관심 이끌 수 있을까
국민의힘,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진통에 지역 현안 '뒷전'

충청권 핵심 현안을 대선 공약화하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지만, 대선판의 혼돈 속 제대로 관철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재탕 수준에 그친 충청 공약 '보따리'만 대거 열거해 놓았고, 단일화 진통을 겪는 국민의힘은 지역 현안에 여력을 쏟지 못하는 실정이다.
8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각 시도는 일찌감치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사업과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대선 공약화 작업을 완료했다. 대부분의 공약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등을 거쳐온 해묵은 지역 현안인 만큼, 지자체들은 대선 공약에 하나라도 더 담길 수 있도록 당위성과 논리 개발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발언권이 약한 지자체들도 공동 대응에 나섰다. 서산과 당진, 청주, 증평을 비롯한 충남·북지역 등 13개 시장군수들은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를 촉구하는 릴레이 홍보전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 주자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생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대신 대선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데만 중점을 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17일 패키지 형식의 지역 공약을 약속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반면 영남권 경선 과정에선 현재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며 지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충청권 등에서 진행된 경청투어에서도 지역의 정책 수요에 걸맞은 구체적 공약 제시를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 정권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만을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다. 김문수 대선 후보·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치닫으며 지역 현안은 뒷전으로 두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연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만이 지난 1일 충청을 찾아 R&D 인력 집중 유치, 행정수도 완성, KTX 세종역 신설, 광역 철도망 구축 등 원론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초당적인 연대와 구체적인 정책 과제 등을 도출해 지속적으로 지역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선거는 후보 선출뿐 아니라 정책 경쟁, 인물 검증, 정치 교육의 장인데 현재 대선 후보자들은 사법리스크, 단일화 문제 등에만 몰두하고 있어 충청권 공약들이 묻히고 있다"며 "지역에서는 충청권 공약 구체화, 공동 정책 과제를 만들어 중앙에 제시하는 등 변화를 주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정책이 만들어지든,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안될 것"이라며 "결국 수정 변경을 계속 거쳐 취소 또는 연기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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