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천태불교 입문서 아니다…불교철학 색다른 접근법

조봉권 선임기자 2025. 5. 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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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 지포린 박사는 중국의 고대·중세 종교와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현재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포린 교수가 쓴 영문 불교 철학서 '천태불교의 이론과 실천'이 번역·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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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불교의 이론과 실천- 브룩 지포린 지음/정천구 옮김/운주사/3만 원

- 美학자 이론 등 분석 번역·출간
- “인도·中 문화 만난 독창적 철학”

브룩 지포린 박사는 중국의 고대·중세 종교와 철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현재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포린 교수가 쓴 영문 불교 철학서 ‘천태불교의 이론과 실천’이 번역·출간됐다. 이 책은 천태불교(천태종)에 관한 단순한 입문서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널리 알려진 천태종 사찰인 부산의 삼광사 전경.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연등을 밝혔다. 국제신문 DB


영문 원제가 Emptiness and Omnipresence: An Essential Introduction to Tiantai Buddhism이어서, 직역하면 ‘공과 편재: 천태불교의 핵심 입문’ 정도가 되겠지만, 이 뜨겁고도 치열하고, 좀 어렵기도 한 책은 확실히 범상한 입문서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우선 이 책은 전반부에서 불교에서 중요한 개념인 공(空)·열반·윤회·보살·욕망 등에 관해 진지하게 설명한다. 그런 과정이 독자에게 좀 어렵게 다가오기도 하고, 평소에 듣던 불교 관련 설명과는 좀 달라 낯설 수도 있다.

재미있지만, 쉽지는 않은 독서의 터널을 거쳐 다음 문장을 만났을 때 비로소 ‘아! 이것이 천태불교의 면모이자 가치인가!’ 하는 깊은 인상이 전해졌다. 그 대목은 이렇다.

“천태종이 이룩한 가장 근본적이면서 광범위한 불교 혁신은 이제(二諦 )의 모델에서 삼제(三諦)의 모델로 이동해 간 것이다. 이제는 관습적 진리(속제·俗諦)와 궁극적 진리(진제·眞諦)다. 삼제는 관습적 진리(가제·假諦), 궁극적 진리(공제·空諦), 그리고 중제(中諦)다. 중제는 관습적 진리와 궁극적 진리 사이의 불이(不二)이며, 그 둘의 상호 포섭이며, 그 둘의 다른 이름이다. 중제는 관심적 진리 또는 궁극적 진리이며 궁극적 진리 또한 관습적 진리라는 것을 의미한다.”(254쪽) 이 대목에서는 특히 그간 간간이 듣던 불교용어 ‘불이’(不二·둘이 아니다) 개념이 훨씬 또렷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불교와 천태불교를 잘 모르는 처지에서 이 책의 서두를 읽으면서 좀 당혹스러웠는데 다음과 같은 저자의 설명 때문이었다. “천태철학에서는 불성(佛性, Budddhahood)에도 온갖 악들이 내재해 있다고, 이런 악들은 결코 없앨 수 없다고, 없앨 필요도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20쪽) 이런 식의 역설적이거나 뜻밖인 천태불교의 언급을 이 책에서 자주 접했다. 책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비로소 시야가 살풋 트이며 흥미가 생겼고, 천태지의(538~597) 스님이 창시한 천태불교가 불교 사유와 실천에서 뜻깊고 중요하다는 설명이 이해됐다.


옮긴이 정천구 박사의 설명으로 보충한다. “지포린이 이 책을 저술한 데에는 까닭이 있다. 그에게 천태불교는 인도(또는 인도-유럽 문화)의 전통과 중국(또는 동아시아) 문화가 만나서 탄생한 매우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철학이었다 .… 다시 말해, 천태불교는 이질적인 두 사유세계, 또는 문화 전통을 어떻게 통합해서 새롭게 창조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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