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외로움과 상처를 보듬는 詩 外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5. 5. 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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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과 상처를 보듬는 詩

- 달의 기억이 뒤척일 때/이슬안 시집/달아실/1만1000원


2020년 ‘작가’로 등단한 이슬안 시인의 첫 시집. 시를 쓰기 이전부터 다른 시인들의 시를 통해 위안을 받으며 견뎌왔다는 이슬안에게 시는 “오래 침묵했던 내 영혼의 외로움과 슬픔, 좌절과 아픔의 고해성사를 들어주고 대신 울어주기도 하는 존재”였다. 첫 시집에서 세상의 모든 낯섦과 태생적 외로움, 눈물과 소외감, 상처와 부조리 등 인간의 내재적 절망을 독자와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고자 한다. 박성현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을 “수묵으로 지은 농익은 풍속화 한 채”라고 부른다.

# 화가 27인 고통과 빛의 순간들

-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마이클 페피엇 지음/정미나 옮김/디자인하우스/2만5000원


예술 평론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 마이클 페피엇은 60여 년간 현대 예술가들과 가까이에서 교류하며 그들의 삶과 작업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한 책들로 주목을 받아 왔다. 이 책은 그가 추앙했던 27인 예술가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화가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반 고흐, 베이컨, 자코메티, 호안 미로, 앙리 미쇼 등. 예술가들이 어떻게 사회와 문화의 변화에 영향을 받았는지, 어떻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전시켰는지, 예술을 통해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고통스러우면서도 빛나는 순간의 기록이다.

# 진정한 가족 의미 깨달아요

- 아빠 고르기/채인선 글/김은주 그림/논장/1만3800원


구름나라 아이들은 저마다 아빠에 대한 생각을 마음속에 키우면서 다른 세상에서 같이 살 아빠를 골랐다. 한 아이가 여러 아빠 후보들을 보면서 고민 중이다. 부자 아빠는 돈은 많은데 생각이 없다. 잘생긴 아빠는 겉모습만 중요하다. 공부 아빠는 엄마 배 속에서부터 선행 학습을 시키겠단다. 술 아빠는 계속 술을 마신다.

아이는 한 평범한 월급쟁이 아빠가 어딘지 낯이 익으면서 자꾸 궁금해진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배추머리 아빠를 선택했다. 우리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빠 후보들 중에서 자신이 직접 콕 찍어서 지금 아빠한테서 태어난 것이다.

# 건설노동자들이 말하는 부조리

- 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마창거제 산재추방 운동연합 기획/이은주 외 글/한겨레출판·1만8000원


집을 짓고 길을 만드는 건설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수많은 도로와 건물은 건설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고 그들의 인권을 짓밟고 목숨까지 담보로 잡히면서 완공된다.

이 책은 “남의 건물을 지으면서 내 마음은 무너졌던” 건설 노동자 12인의 생생한 증언을 들려준다. ‘노가다’는 건설 노동자를 뜻하는 일본어에서 비롯됐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비하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불법 재하도급 구조와 부조리한 관행 건설, 불안정한 고용 형태, 장시간·저임금 노동, 위험천만한 환경까지 감당해야 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을 말하는 책.

# 때론 밉지만 그래도 우린 형제

- 못된 형 자랑하기 대회/박보람 글/한승무 그림/노란상상/1만5000원


“동생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참아야만 해?” 유준이는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 둔 쿠키를 마음대로 먹은 형 서준이가 못됐다고 말한다. 하루는 생일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언니에게 빼앗겼던 일이 떠올랐다. 찬우는 대장처럼 이것저것 시키는 누나가 생각나 울컥했다. 동생들은 서러움이 넘쳐흘렀다. 그런데 친구들이 서준이를 흉보기 시작하자 유준이는 화가 확 끓어올라 외쳤다. “우리 형 욕하지 마!” 어디선가 하루 언니, 찬우 누나가 나타나 유준이에게 왜 소리치느냐고 따졌다. 서준이도 달려왔다. “누가 내 동생 건드려!”

# 까미노 길 800km 35일 여정

- 나를 찾아 걸은 까미노 산티아고/이학근 지음/호밀밭/2만4000원


오랜 버킷 리스트 ‘까미노 길 걷기’를 70살이 넘어 실행한 저자가 첫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의 여정을 꼼꼼히 기록했다. 생 장 피에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 35일의 발자국이 찍힌 책이다. 오래 교사 생활을 한 저자는 퇴직 전부터 블로그 ‘학의 오딧세이’에 국내외 여행의 자취를 쌓아왔다. ‘아들과 함께 그리스문명 산책’ ‘발길 따라가는 발칸 여행’ 등의 책도 썼다. 이번 책에는 까미노 길을 걸으며 본 풍경과 얻은 지식도 담았다. 까미노 길을 걸을 용기가 없어서 망설이는 사람에게 용기도 건넨다.

# 세월 성찰 담은 경찰서장 에세이

- 부서지며 간다/소진기 에세이/산지니/2만2000원


글 쓰는 경찰관 소진기의 두 번째 에세이집. 저자는 부산경찰청 정보과장, 부산 북부경찰서장, 부산 동래경찰서장 등을 지냈다. 오랫동안 정보 업무를 하면서 인간과 사회를 관찰했으며 현재 경남 통영경찰서장으로 있다. 첫 에세이집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출간 이후 5년간 쓴 글을 모은 이번 책은 저자의 일상,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 바라본 세상의 이면, 가족과 친구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 등을 담았다. 쉽게 외면당하는 가치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글과 함께 더욱 깊어진 사유와 인생을 관조하는 시선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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