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 듯… 시진핑·푸틴, 전승절 회담서 '동지애' 과시
시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 직면했다"
트럼프 '5월 8일' 승전일 공식 지정 견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서로를 '동지'라고 부르며 중러 간 전략적 연대 관계를 재확인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관세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첨예하게 대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뤄진 첫 정상회담인 만큼 '반(反)트럼프 공동 전선' 구축에 공을 들이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푸틴 "중러 관계, 다른 나라와 대립 아냐"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연 뒤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20여 건의 협정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최대 정치 행사인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5월 9일·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차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 중에서는 두 국가가 세계 각국에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압을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이를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양국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새롭고 중요한 합의를 많이 이뤘다"며 "지난 10년간 두 국가 관계는 크게 도약했고, 중러는 강철같은 진정한 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 시작부터 두 정상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은 "나의 오랜 동지인 푸틴 대통령의 초대로 러시아를 다시 방문해 기쁘다"며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이라는 국제적 역류에 직면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주요 국가로서의 특별한 책임을 함께 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새로운 시대에 더욱 자신감 있고, 안정적이며, 회복력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고 부른 뒤 "중러관계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며 이는 다른 나라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3년 간의 분쟁 기간 동안 전례 없는 군사화를 겪었다"며 "중국과 함께 역사적 진실을 지키고 신나치주의와 군국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등 서방에 함께 맞설 동지적 관계임을 두 정상이 재차 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처음…중러 밀착 부각

시 주석의 방러는 2013년 국가주석 취임 후 11번째다. 두 정상 간 대면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졌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 계획 등에 대한 양국 간 협력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각국 정상과 릴레이 회담도

푸틴 대통령은 전날부터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각국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에 돌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 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을 만났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이번 기념식에는 29개국 정상이 초대됐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 중 15명의 정상과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전승절 최대 이벤트인 열병식은 전승절 당일인 9일 열린다. 모스크바를 찾은 해외 정상들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병식을 지켜본 뒤 크렘린궁 인근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5월 8일을 2차 대전 승전일로 공식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2차 대전 승리의 주된 요소임은 분명하나 미국만큼 중대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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