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역 ‘불법 화물차 주차장’ 전락…주민 불편·안전 위협 심각

김산호 기자 2025. 5. 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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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학교 인근까지 점령한 밤샘주차…지자체 단속에도 효과 미미
공용차고지 수용 한계에 제도 실효성 부족…주차 대책 마련 시급
대구 달서구 호산고등학교 인근 차로를 점령한 화물차들. 대구 달서구청
대구 전역이 대형화물차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속도로 진입로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주변과 주택가 등 9개 구·군 도로 곳곳을 점령한 화물차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실정이다.

화물차 불법주정차 민원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가 행정처분과 함께 공용차고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오전 국우터널 인근 도로 갓길과 안전지대가 화물차로 가득 찼다. 화물차들의 불법 주·정차 단골 장소다. 우측 차로 끝에서 주행하던 다수의 차량은 갓길과 안전지대에 빼곡한 주·정차 차량을 의식한 듯 속도를 크게 줄였다.

대구 북구 운암초 인근 도로에 오전 주차금지 시간 중 화물차들이 좌회전 차로를 막고 있다. 경북일보
같은 날 주정차 집중단속 대상지인 운암초등학교 인근 도로에도 불법 주·정차가 만연했다. 주차금지 시간대임에도 우회전 차로와 버스정류장을 화물차들이 점령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오가는 버스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도로로 내려와야 했고, 우회전차로도 화물차로 막혀있어 직진차로 통행을 방해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자체가 집중 단속으로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지만, 화물차 불법 주·정차 문제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1분기 화물차 불법 주·정차 민원이 집중된 12개 구역을 중심으로 불법 밤샘주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행정처분을 진행했다.

대구 북구 운암초 인근 도로에 오전 주차금지 시간 중 화물차들이 우회전 차로를 막고 있다. 경북일보
단속 대상지는 중구 남산동과 동구 율하동을 비롯해 서구 달서천 복개도로·구민운동장 인근, 남구 대봉교회와 삼원골프장 주변, 북구 운암초교 및 구암교 일대, 수성구 범물동, 달서구 새본리중학교 일대, 달성군 서재지하차도 및 에코폴리스 인근, 군위군 LH천년나무 1단지 주변 등이다.

지난해에는 총 1670건의 화물차 불법 밤샘 주차를 적발하고 계도와 행정처분을 진행했으나 불법 주·정차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족한 주차 인프라도 불법 주·정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원인 중 하나다.

대구 달서구 호산고등학교 인근 차로를 점령한 화물차들. 대구 달서구청
대구시는 화물차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곳의 공용차고지를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달성군 구지면 달성 공용차고지는 612면 규모로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고, 북구 검단동에 들어설 공용차고지는 479면 규모로 내년 상반기 개소가 목표다.

현재 대구시가 운영 중인 공용차고지는 동구 신서동 신서공용차고지(192면)와 북구 금호동 금호공용차고지(305면) 2곳으로, 달성군과 북구 공용차고지가 모두 건설되면 수용 차량은 총 1588면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대구 지역에 등록된 화물차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 북구 운암초 인근 도로에 오전 주차금지 시간 중 관광버스가 버스정류장을 막고 있다. 경북일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구 화물차 등록 수는 총 2만812대다. 경북 등 인접 지역에서 유입되는 차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운행되는 화물차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대형 화물차와 전세버스 등은 차량 등록 시 차고지를 확보한 경우에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차고지증명제'가 적용되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진호 대구경북화물연대 조직국장은 "공용차고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수용 대수가 적어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지역 내 화물차를 주차할 사설 주차 공간도 마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대구시 등록 화물차량은 2만여 대로 집계됐지만, 타 지역 화물차 등 운영되는 화물차는 5만여 대에 이를 것
대구 북구 국우터널 인근 8일 출근 시간이 다 지난 시간에도 다수의 화물차들이 도로를 점령해 통행 차로를 빼곡히 막고 있다. 경북일보
"이라며 "전국적으로 운송을 하는 화물차주들에게 차고지증명제의 주차 공간에 주차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다른 지역 우수사례를 살펴 지역 내 화물차 불법 주·정차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화물차의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시가 보유한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심야에 일시적으로 주차 공간을 늘리는 다른 지역 사례도 검토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주차 공간이 협소하지만,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화물차 운전자분들이 지정 차고지, 고속도로 휴게소 공간,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는 주차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달라"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