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 “우주소녀 7년 활동 끝난 후 불안..동네 독서모임 다니며 버텼죠”[EN:인터뷰②]




[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물론 시련과 고난은 또 오겠지만 그때보단 더 성숙하게 헤쳐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룹 우주소녀 리더 엑시이자 배우 추소정은 5월 6일 막을 내린 tvN 월화드라마 '이혼보험'(극본 이태윤/연출 이원석, 최보경)에서 조아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혼보험'은 최고의 브레인만 모여 있는 손해보험 혁신상품개발팀이 이혼보험 상품을 선보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오피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추소정뿐 아니라 이동욱,이주빈, 이광수, 이다희 등 배우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추소정은 극 중 플러스손해보험 혁신상품개발팀 소속 손해사정사 조아영으로 분해 통통 튀는 존재감을 발산했다. 캐릭터에 걸맞은 호연은 물론 맞춤형 비주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작품이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만큼은 유의미했다. 드라마의 일원으로서 추소정에게 '이혼보험'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았을까.
추소정은 "제가 30대라는 나이를 굉장히 기다렸다. 제가 95년 생 서른하나다. 개인적으로 저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기도 하고 유연함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의 저를 되게 좋아한다. 그런 모습을 기록할 수 있던 게 '이혼보험'이라는 작품이어서 나중에 흘러서도 나의 가장 온전하고 나다웠을 때, 예뻤을 때를 떠올리면 항상 기억에 먼저 떠오를 소중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추소정은 "20대 때는 아무래도 경험치가 부족했고 어렸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까 저에 대해 알아갈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시간적 여유가 아예 없었을 때도 있었고, 나와 친해질 시기를 좀 놓쳤던 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는 혼란스러웠던 적도 많았던 것 같다. 서른이 되기를 기다렸던 이유 중 하나도 10대, 20대 때 그래도 내가 이것저것 부딪치며 경험했던 것들을 30대 때 더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물론 시련과 고난은 또 오겠지만 그때보단 더 성숙하게 헤쳐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오히려 서른의 시작이 더 기대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우주소녀의 첫 작품 'WOULD YOU LIKE?'(우드 유 라이크?)로 데뷔한 추소정은 멤버들과 함께 'La La Love'(라 라 러브), 'BUTTERFLY'(버터플라이), 'UNNATURAL'(언내추럴), '부탁해' 등으로 활동하며 독창적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7주년을 기점으로 단체 활동보다는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추소정은 "아무래도 저희(우주소녀)가 7년의 활동이 끝나고 개인 활동에 집중하기로 정리가 되면서 팀 활동이 거의 없다 보니까 시간적 여유가 너무 많아졌다. 처음에는 너무 혼란스러웠고 불안도가 높았는데 사실 이 모든 원인을 생각해 보니까 나만의 루틴이 없고 나에 대해 좀 몰라서 오는 것들이 많은 것 같더라. 그때를 계기로 빈 시간을 활용해 저랑 소통하는 데 많이 썼다. 그리고 연기를 하기 위해서도 그게 제일 첫 번째로 진행돼야 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그런 시간을 겪으며 한 단계 성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사실 그 과정에 있다"고 털어놨다.
공백기에는 여행과 운동, 독서, 일기 쓰기 등을 통해 회복과 충전에 주력했다. 추소정은 "운동도 많이 했다. 사교 모임이라고 해야 하나. 동네 독서 모임도 많이 다니고. 그분들이 절 아예 모르시고 TV를 안 보시는 분들이라 아직도 저인지 모르실 거다. 동네에서 했던 모임은 본인이 자유롭게 가져온 책들에 대한 각자의 토론도 하고 서로의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좋았던 작업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순간들이었고 그분들이 가져온 책들을 나중에 사서 읽어보기도 하고. 사람들도 되게 많이 만났다"고 회상했다.
추소정은 "혼자 여기저기 많이 다녔다. 강릉도 가고 수산시장 가서 회도 많이 먹고 엄청 좋았다.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잘 버텼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을 통해 많이 채워진 느낌이었다. 제가 일기를 평소에 열심히 써 본 적이 없는데 일기도 많이 썼다. 감사일기도 썼다. 아침에 눈 뜨면 그것도 감사할 수 있는 거고. 감정 쓰레기통처럼 감정에 대해서도 일기를 따로 썼다. 기록을 하면서 제 생각도 많이 정리가 됐다. 일기 쓰는 행위를 생존일지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그런 작고 큰 루틴들이 습관화되며 이 시기들을, 긴 공백의 시간들을 건강하게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덕분에 새롭게 재정비를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소정은 '이혼보험'뿐 아니라 4월 22일 막 내린 드라마 '허식당'(극본 성소현/연출 오환민, 김경은)에도 출연했다. 극 중 간판도 없는 백반집 딸 봉은실을 연기하며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간 허균(시우민 분)과 유쾌한 타임슬립 로맨스 코미디를 펼쳤다.
이에 대해 추소정은 "방영 시기가 겹칠 거라고 예상은 못했다. 당연히 '허식당'이 먼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전 오히려 방영 시기가 겹치는 게 좋았다. 예상치 못했지만 그만큼 떡밥이 한 번에 몰려오고. 팬 분들도 오히려 이른 저녁에는 '허식당'에서 은실이를 보고, 바로 이어 '이혼보험' 아영이를 만날 수 있으니까. 사실 주변 사람들은 훨씬 더 좋아했다. 저희 가족들도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상대역 시우민과의 호흡에 대해 묻자 추소정은 "진짜 사람이 너무 좋고 성격도 너무 좋다. 연기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서로 전혀 없었다. 너무 편하게 잘 찍었다. 현장에서 항상 밝고 한 번도 예민해 보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을 했던 기억이 있다. 제가 오빠보다 동생인데도 에너지를 더 받아서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우주소녀 멤버들은 늘 든든한 버팀목이다. 추소정은 "멤버들이 좀 무심한 츤데레 느낌이 있다. 매번 피드백을 주진 않지만 연락이 닿을 때마다 아영이 너무 잘 보고 있다고, 이런 게 너무 좋다는 얘기도 많이 주고받았다. 생각보다 일적인 얘기를 많이 안 하긴 하는데 그래도 저희는 누구보다 서로 묵묵하게 응원을 해 주고 있다. 표현은 안 해도 다 챙겨 보고 있다. 저 또한 그러고 있다. 다 티를 내지 않지만 멤버들이 하는 활동 하나하나 온 마음을 다해서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부지런히 달리고, 때론 멈춘 채로 숨을 고르며 새로운 도전 또는 도약을 준비했던 추소정은 "지난 시간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적이 많았어서 제 자신한테 기특하다는 말도 못 해준 것 같다. 이번에는 제 자신한테 칭찬을 많이 해 주고 싶다. 10주년을 또 앞두고 있으니까. 사실 짧은 시간은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 긴 시간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전 오래 일하는 게 목표다. 그래도 10년 가까이 무사히 잘 넘어왔으니 10년은 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 여러모로 뿌듯하기도 하고 10년이란 시간을 버티게 해 준 저의 주변 사람들도 많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시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추소정은 "전 이 일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모든 일에 각자 힘듦이 있지만 단순한 이유로는 제가 재미를 느끼는 게 이 일이 아니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로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이번에 많이 느꼈지만 궁극적으로 절 심장 뛰게 하는, 절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게 어떤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뭔가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절 뜨겁게 만드는 것 같다. 가수로서 앨범을 만드는 일에도 그래서 계속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배우로서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로서 앨범과 무대를 완성하는 재미와 연기를 하며 작품을 완성하는 재미는 각자 다른 것 같다. 우주소녀 앨범을 만들 때는 누구보다 팀 색깔을 아니까 내가 소속돼 있는 우리 팀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창의적 작업이 재밌었던 것 같다. 지금 제가 작사를 하고 있지만 회사 것뿐 아니라 외부 아티스트 것들을 종종 하면서 그분들의 세계관 또는 앨범에서 하고자 하는 콘셉트나 메시지를 같이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작업이 재밌는 것 같다. 연기는 어쨌든 다른 인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고 귀한 경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소정이 리더 엑시로서 이끌어 온 우주소녀는 2026년 2월 25일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추소정은 10주년 활동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는 구체적 플랜은 없다 보니 딱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지만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 고민과 논의는 하는 단계라 열심히 좋은 걸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우주소녀의 대표곡 중 하나인 '이루리'는 숱한 K팝 팬들의 새해 첫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좋은 노랫말을 토대로 매해 1월 1일 국내 주요 음원 차트를 역주행해 1위에 오르는 것.
추소정은 "매해 차트를 확인한다. 저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똑같을 텐데 그래도 올해는 아니겠지 하면서 계속 확인하게 된다. 감사하게도 한 4년 동안 '이루리'가 1월 1일마다 열일을 해주고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다. 새해라는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너무 뜻깊은 순간인데 그런 순간에 저희 노래를 들으며 한 해 원하는 소망을 빌어 주신다는 것 자체가 저희한테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1월 1일이 되면 '이루리'가 올라와 있는 걸 보며 힘을 얻는다. 멜론 같은 곳에 들어가면 본인들의 소망을 써 놓아 주시는 걸 다 본다. 뭉클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다. 저희한테 엄청 의미가 있다. 새해마다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배우 추소정으로서 필모그래피에 두 작품을 추가한 추소정은 "전 사실 쉬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빨리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또 열심히 노력을 할 예정이다. 그냥 그 순간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오며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지금도 앞으로도 하루하루 순간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성실히 시간을 보내고 빠른 시간 내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게 노력할 테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추소정은 "우선 배우 추소정으로서 절 처음 접하게 되셨다면 앞으로 되게 친근감 있는 배우가 될 수 있게 더 노력할 테니 친근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팬들에게 "엑시로서 절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사실 지금도 팬 분들은 저희의 모든 도전과 행보를 묵묵히 지켜봐 주신다. 그게 저한테 너무 큰 힘이 된다. 그냥 그것만으로도 너무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엑시로서 절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는 개인적으로 미안함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하는 모든 도전들을 응원해 주시고 정말 아낌 없는 사랑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진심을 전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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