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었어" 76년간 딸의 상상 속에만 있던 아버지, 영정으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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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청사.
송재숙씨(76)가 한 영정 앞에서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생전 사진 한 장 없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아버지를 송씨가 영정 앞에서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송씨가 3살 되던 해에 전사했던 터라 송씨도 아버지의 얼굴을 평생 알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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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청사. 송재숙씨(76)가 한 영정 앞에서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건물 안에는 송씨의 흐느끼는 숨소리만 가득했다. 두 손으로 영정을 쓰다듬던 그는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말만 되뇌였다. 생전 사진 한 장 없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아버지를 송씨가 영정 앞에서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송씨는 "보고싶던 아버지가 '이런 분이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멍하다"며 "저와 가족을 두고 6.25 전쟁에 뛰어들었던 아버지의 발길, 제가 3살 밖에 안 돼 아버지가 임종하던 그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지 생각하니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아버지가 조국을 위해 산화하셔서 '저한테 이런 영광을 주시구나' 생각하게 됐다"며 "국방부에서 아버지를 찾아주심으로 인해 저의 얼마 남지 않은 여생도 '더욱 복되게 잘 살다가 아버지 곁으로 갈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송씨의 부친은 6.25 전쟁 당시 산화한 고 송영환 일병이다. 고인은 1924년 6월 경기 양주에서 태어났고 한국전쟁 초창기였던 1950년 12월 외동딸인 송씨를 남겨두고 국군부대에 자원 입대했다. 입대 2개월 만인 1951년 2월 국군 제9사단에 소속돼 강원 영월과 충북 제천으로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막는 전투에 투입됐다. 하지만 북한군과의 전투에서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치료 도중 전사했다.
고인은 가족들에게 생전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스물 여섯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송씨가 3살 되던 해에 전사했던 터라 송씨도 아버지의 얼굴을 평생 알지 못했다고 한다.
국유단은 2013년 강원 동해 인근에서 한국전쟁 당시의 유해를 발굴했고 지난해 10월 DNA(유전자 정보) 분석기술을 통해 한 구의 유해가 송씨의 선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국과수는 '40억분의 1g'에 해당하는 0.25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만 있어도 DNA를 증폭시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국과수는 국유단으로부터 두 개골 유해를 전달받고 지난해 8월부터 컴퓨터단층촬영(CT) 기법을 통해 송씨의 선친 얼굴을 수개월 간 복원했다고 한다. 두 개골을 기반으로 머리와 얼굴 등에 근육을 하나하나 붙여가며 얼굴을 정밀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국유단과 국과수의 노력을 통해 송씨는 이날 고인의 영정 앞에 처음으로 카네이션을 올렸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호국영웅의 얼굴을 복원하는 것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분의 명예를 선양하는 것을 물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한 방식"이라며 "앞으로도 6.25전사자가 생전의 얼굴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과수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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