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은 옛말?…日 초장기국채 외국인 비중 50% 육박

정다슬 2025. 5.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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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0% 수준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나
단기 거래 커진 외국인 투자자, 금리 인상에 베팅
日초장기 금리 상승…"변동성 커질 수 있어"
ⓒPIXABAY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일본 국채의 안정성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초장기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50%에 육박하면서, 그간 일본 국채의 ‘내수 중심’ 안정성에 대한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만기 10년 이상 일본 초장기 국채의 매매 규모 중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무렵만 해도 20% 수준이었던 외국인 비중은 빠르게 상승해 국내 보험사 등 전통적 주요 수요층을 앞질렀다.

일본 생명보험사들은 2025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자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수준과 관계없이 초장기 국채 보유비율을 늘려왔다. 그러나 이제 대응이 일단락되면서 주요 매수자는 외국인 투자자밖에 없게 됐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금리 변동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헤지펀드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금융정책에 강하게 반응한다. 이는 즉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이들이 일본 국채 매도에 나서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말이다.

닛케이는 30년물 국채 청산 스프레드를 바탕으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초장기 국채의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고 짐작했다. 청산 스프레드란 영국런던청산소(LCH)가 제시하는 스왑금리에서 일본증권청산기구(JSCC)의 동일 금리를 뺀 값으로 이 값이 클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의 금리 인상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최근 30년물 국채의 청산 스프레드는 -0.01%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좁은 수준으로 축소돼,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일본 내 투자자보다 장기물 금리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닛케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초장기 국채에 대한 인상을 더 강하게 인식하는 배경으로, 수십년간 초저금리를 겪은 일본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금리인상기를 겪어봤다는 점, 그리고 일본의 재정악화에 대한 우려를 지목했다. 6월 도쿄도 의회 선거, 7월 참의원 선거 등 정치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재정확장이 예견돼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는 것도 부담이다.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키무라 류타로 수석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국방비 증액의 재원을 국채 발행 외에 어떻게 마련할 수 있나”, “국채 발행이 필요해진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될까”라는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일본 국채와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배경에는 국채 대부분을 일본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일본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다는 인식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시장에는 초장기 채권 금리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국내 채권시장에서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2.865%까지 올라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40년물은 사상 처음으로 3.25%를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내 시장 참가자들은 초장기 국채 발행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재무성이 3월 개최한 국채시장 특별참가자회의에서는 “(발행액) 재검토의 빈도와 중요성이 예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한다.

닛케이는 2022년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 이후 금리가 폭등해 총리가 사임한 ‘트러스 쇼크’ 등을 예를 들어 재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어 초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다른 만기의 국채도 매도 압력을 받으며 전반적인 금리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세가와 나오야 오카산증권 채권 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의 재정 상황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투자자 중심일 때보다 수익률(금리) 변동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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