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Z세대가 변했다... 저축 대신 투자 열풍
정부, 금융교육·NISA 확대로 뒷받침
장기투자 인식 확산에 시장도 기대
일본 청년층이 부모 세대의 저축 중심 문화를 넘어 새로운 투자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가 연금에 대한 불안, 정부의 비과세 투자제도 확대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주식과 펀드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8일(현지 시각) 일본 투자신탁협회 조사를 인용해 일본 내 20대의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 투자 비율이 2016년 13%에서 2023년 기준 36%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30대 역시 24%에서 42.5%로 늘었다. 금융청에 따르면 40세 미만이 보유한 NISA 계좌(비과세 투자저축계좌)는 지난해 9월 기준 74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0만개 증가했다.
일본 청년들의 투자 확대는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생애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도쿄 게이오대 학생인 아스카 고이제키(19)는 블룸버그에 “고령화 사회에서 노후가 불안하다”며 “저축이 안전하다고만 볼 수는 없어 투자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시장이 불안정해진 이후에는 어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히려 더 신중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게이오대에 재학 중인 오타마 나오(19)는 “결혼과 출산, 주택 마련 같은 인생 이벤트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물가 상승률과 연금 시스템만으로는 미래가 불안하다”며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젊은 층의 인식 변화 뒤에는 일본 정부의 NISA 확대와 금융 교육 강화 등 노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실제로 실전 중심의 투자 동아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실제 자금을 운영해 성과를 평가받는 프로그램도 도입됐다. 오키나와의 한 통신고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이 1인당 20만엔(약 193만원)씩 실전 투자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 금융 당국은 투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2022년까지 공식적인 금융 교육을 받은 일본 국민은 7%에 불과했다. 이후 정부는 교육 강화에 착수했고, 특히 고등학생 대상의 실전 투자 교육은 학습과 자산 관리의 경계를 허물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의 흐름이 일본 자본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야마구치 마사히로 SMBC 트러스트은행 수석 시장분석가는 “Z세대는 시장 침체기를 경험하지 않았고 변동성에 둔감하다”며 “일관된 투자 습관으로 주식시장의 든든한 매수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치무라 가나코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환경은 오히려 젊은 층의 자산 축적 기회를 넓히고 있다”며 “장기적 투자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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