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기재부를 위한 변명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정부조직개편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관가 초미의 관심사는 기획재정부가 이번에는 분리될지, 분리되면 예산 편성 권한은 어디로 갈지다.
일각에서 기재부가 가진 예산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기재부가 예산권을 쥐고 '갑질'을 한다는 성토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집권당과 대립각을 세운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을 주장했다가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기재부의 나라냐”는 비난을 받았다.
곳간지기 역할을 해야 하는 기재부도 할말은 있다. 복지 지출 등 무조건 나갈 수밖에 없는 의무지출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34.2%에서 지난해 52.9%로 상승했다. 이 비중은 고령화로 인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매년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재정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돌파한 지 오래 됐다. 수입은 정체돼 있는데 빚만 늘고 이자지출도 늘어난다.
재정이 지속가능하도록 설계하기 위해서 결국 누군가는 악역을 해야한다.
예산을 편성하는 건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를 재정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정치권은 필연적으로 대중의 인기를 의식하는 결정을 내린다. 재원 마련은 재정당국의 몫이 된다.
기재부의 예산 편성 기능을 대통령실이나 총리실로 옮기자는 제안이 우려되는 건 국가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가 인기에 영합해 휘둘릴 우려가 커진다.
코로나19를 겪어내는 과정에서 수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재정의 여력을 충분히 쌓아온 덕분이었다. 재정당국을 걸림돌로 치부했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을 수 있다.
예산 편성권이 기재부에 남든, 새로운 책임자를 맞든 재정이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은 가져가야 할 것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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