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노시환 백업이라고요? 실력으로 일으킨 유쾌한 반란…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다

김태우 기자 2025. 5. 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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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타격에서 맹활약하며 한화 타선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문현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스프링캠프 당시 한화의 주전 경쟁 관심은 외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외국인 타자이자 중견수를 맡을 에스테반 플로리얼 외에 나머지 두 자리는 주인이 없었다. 이 자리는 팀의 리드오프 구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었던 만큼 김경문 한화 감독도 고민이 컸다. 누가 자리를 차지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반대로 내야 구도는 어느 정도 결정이 되어 있었다. 기존 주전 구도에 추가된 선수들이 사실상 확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내야 좌측부터 3루에 노시환, 유격수에 심우준, 2루수에 안치홍, 그리고 1루수로 채은성을 낙점했다. 노시환이야 홈런왕 출신으로 이미 능력이 검증된 선수였다. 나머지 세 선수는 2023년부터 차례로 거액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2023년 채은성, 2024년 안치홍, 2025년 심우준)을 하고 입단한 선수였다.

기량, 경력, 연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이들의 주전행에 의심을 품는 이는 별로 없었다. 김 감독은 이어 3명의 선수를 백업으로 붙여 놓는다는 구상이었다. 안치홍의 백업으로는 황영묵, 심우준의 백업으로는 이도윤, 노시환의 백업으로는 문현빈(21)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전체적인 구도를 봤을 때 이 계획은 1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한화 야수진에서 타격적으로는 가장 도드라지는 재능이었던 문현빈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출발일 수 있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년 한화의 2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은 문현빈은 데뷔 시즌이었던 2023년 137경기에 나갈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야무진 타격과 체격에 비해 강력한 펀치력으로 세금을 낼 만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었다. 2023년 137경기에서 타율 0.266, 5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 문현빈은 올 시즌 시작까지만 해도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실력으로 판도의 유쾌한 균열을 만들어냈다 ⓒ곽혜미 기자

하지만 자신의 주 포지션 중 하나인 2루에 안치홍이 입단하면서 문현빈의 시련도 시작됐다. 공격력 저하에 고민하던 한화는 통산 3할 타자(8일 현재 KBO리그 통산 1764경기 타율 0.296)인 안치홍을 영입해 공격의 변수를 줄이고자 했다. 안치홍은 지난해 몇몇 부침이 있었으나 128경기에서 타율 0.300, 13홈런, 66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 와중에 문현빈의 타석 수는 2023년 481타석에서 2024년 289타석으로 급감했다.

문현빈 또한 결정적인 순간 병살타 등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른 방면에서 부각시킨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올해 구상에서 백업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같았다. 구단도 문현빈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름 많은 고민을 하고 계획도 세워봤지만, 한화는 이제 더 이상 리빌딩 팀이 아닌 윈나우 팀이었다. 성적을 보고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유망주를 전략적으로 테스트할 여지는 입단 당시에 비해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데 8일 현재 팀 선수들의 타석 소화 수를 보면 문현빈이 실력으로 이 구상의 균열을 일으켰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8일 현재 한화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플로리얼(161타석)이고, 그 다음이 노시환(155타석), 채은성(145타석), 문현빈(128타석) 순서다. 노시환의 백업으로 생각했던 문현빈이 네 번째로 많다.

▲ 이미 6개의 홈런을 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경신한 문현빈은 한화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곽혜미 기자

노시환의 타석에서 볼 수 있듯이 노시환에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문현빈 스스로 확실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안 쓸 수 없게끔’ 만든 결과다. 실력으로 자기 자리를 잡았다. 한화의 구상이 조금 바뀌기는 했는데 보통 구상이 깨졌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즐겁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고 있다.

문현빈은 시즌 35경기에 나가 타율 0.305, 6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6을 기록하며 한화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지난 2년간 리그 평균에 못 미쳤던 조정득점생산력(wRC+)은 올해 리그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올라왔고, 한화 팀 내에서도 정상급이다. 홈런 개수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5개)을 넘어섰고, 올해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써내려갈 기세다.

문현빈의 타격 실력을 확인하고 확신을 가진 코칭스태프도 지명타자 출전은 물론 외야로 보내 계속해서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신인 시절부터 포지션 활용도가 있었던 덕에 아주 큰 어려움 없이 조금씩 외야에도 적응하는 양상이다.

한화의 최근 기세에도 일조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치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몫을 톡톡히 했다. 7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1-2로 뒤진 4회 동점 솔로홈런을 치는 등 장타 2개(홈런 1개·2루타 1개)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팀의 9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공격 흐름이 잘 풀리지 않았던 한화는 문현빈의 홈런으로 기운을 차리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어느덧 팀의 공격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으로 무장한 문현빈이 한화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다 잡아가고 있다.

▲ 팀 타선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아가고 있는 문현빈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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