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새 정부 출범 하자마자 ‘국경 차단’ 우클릭

박상훈 기자 2025. 5. 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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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 흘러가던 표심 돌리기
이민·여성 관련 임명직도 폐지

프리드리히 메르츠 신임 독일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난민 신청자들을 포함한 불법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민·여성·기후 관련 임명직을 대거 폐지하는 등 각종 정책을 ‘우클릭’하며 극우 정당으로 흘러가던 표심 돌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7일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부터 국경에 연방경찰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적법한 서류 없이 국경을 넘는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도브린트 장관은 이 같은 조치가 2015년 정부의 ‘구두 지침’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두 지침은 지난 2015년 9월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가 시리아 내전을 피해 다른 유럽 국가에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난민들까지 독일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지침이다. 난민이 처음 발을 디딘 국가가 망명 절차를 책임지도록 한 1997년 ‘더블린 조약’의 효력을 중단하고 이민자를 사실상 무제한 받아들이겠다는 포용적 난민정책의 상징이었는데, 새 정부가 이를 뒤집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도브린트 장관은 “독일의 정책이 바뀌었다는 신호를 세계와 유럽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또 전날 오후 첫 내각회의에서 연방정부 임명직 가운데 이민협약 특사, 여성주의 외교정책 특사, 국제기후정책 특임관, 자전거 교통 특임관 등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정 현안 임무를 맡는 특사·특임관·조정관 자리 43개 가운데 25개가 없어지고 업무는 담당 부처로 넘어간다. 이 같은 움직임 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메르츠 정부가 독일을위한대안(AfD) 등 극우 성향 정당으로 흘러가던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젠더·기후 정책을 우클릭해 AfD 지지 성향이 높은 동독 지역 민심을 달래려는 시도인 셈이다.

한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꾸린 독일 연정은 전날 연방의회에서 재투표 끝에 메르츠 당시 CDU 대표가 총리로 선출되며 공식 출범했다. 연정 파트너 정당들이 합의한 총리 후보가 첫 투표에서 선출되지 못한 것은 1949년 제헌의회 구성 이후 처음이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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