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보다 KBS 수목극 부활 책임감이 무겁나? '24시 헬스클럽'의 도전 [드라마 쪼개보기]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지난 2023년 문화관광부가 실시한 국민생활체육조사(전국 17개 시도 만 10세 이상 9000명 대상)에서 주 1회, 30분 이상 규칙적인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국민은 62.4%로 집계됐다. 이를 총인구수로 환산하면 생활체육인은 약 3200만명이 된다. 여기서 걷기나 등산을 제외하고 시설을 통해 '피트니스' 즉 '헬스'를 하는 비율은 16.3%로 집계됐다. 약 200만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헬스클럽'의 문화를 체감했던 사람이 이 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러닝크루' '자전거' 등의 유행으로 표면화되고 있지만, 생각보다 대중문화 콘텐츠로서 이런 부분은 드러나고 있지 않다. 오히려 SNS나 유튜브를 통해 운동을 가르치는 인플루언서의 증가가 이러한 시류를 반영한다. KBS2의 수목극으로 지난 4월30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24시 헬스클럽'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거의 처음으로 건드리는 '헬치광이'와 '헬린이'의 서사다.
드라마 '가우스 전자'를 연출한 박준수PD와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대본을 쓴 김지수 작가가 의기투합한 '24시 헬스클럽'은 세상의 모든 길은 '운동'으로 통하는, 운동에 미친 '헬치광이(헬스+미치광이)' 도현중과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의 결별선언에 대한 아픔을 운동을 통해 극복하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려 하는 '헬린이(헬스+어린이)' 이미란의 성장 로맨스를 다뤘다. 마음의 병을 몸을 바꿔 치료하려는 남자 주인공과 몸의 변화가 마음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여자 주인공의 만남이다.

일단 2회까지의 시청률은 2%에 못 미친다. 올해 여러 작품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이준영에다, 로맨틱 코미디라면 일가견이 있는 정은지의 결합이라는 점을 고려한 때는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24시 헬스클럽'의 흥행에는 KBS를 둘러싼 여러가지 함의를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OTT나 유튜브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빠르게 '퇴화'되고 있는 지상파 TV의 드라마는 이제 월화드라마나 수목드라마, 주말드라마 등 원래 있어야 했던 편성시간대를 강제로 비워줘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KBS 역시 상황이 비슷했는데, 심지어 중견급의 스타PD들이 지상파를 떨치고 대거 제작사로 나가 그 뎁스(Depth)는 더욱 얕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는 '시트콤'으로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일단 코미디가 기반이므로 보기에 재미가 있고, 30분물로 짧게 제작해 다른 미드폼 플랫폼으로도 적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트콤의 장점인 신인 수급을 통해 비싼 배우들의 출연료로 인한 타격을 줄여보고자 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올해 '킥킥킥킥'과 '빌런의 나라'가 있었다. 하지만 성적인 처참했다. '킥킥킥킥'은 0%대의 시청률에 허덕였고, '빌런의 나라'는 1%에 턱걸이했다. 무엇보다 이들 작품들은 철 지난 소재에 배우들의 과장된 액션과 리액션에만 기대는 시대착오적인 기획으로 빈축을 샀다. 결국 투자의 부족을 땜질식 처방으로 날림공사를 하다 초가삼간을 날릴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러한 전작의 후광을 받은 '24시 헬스클럽'은 일단 2%에는 접근한 초반 결과를 내 희망을 남겼다. 실제 뚜껑을 연 드라마는 요즘 코드로 '병맛'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초반 도입부의 뮤직비디오부터, 남녀주인공의 확실한 캐릭터 설정과 캐릭터 플레이를 통해 이전 작품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배우 이준영의 '후광'이 크다. 그룹 유키스의 멤버로 2021년 넷플릭스 'D.P.'를 통해 이름을 알린 그는 '너의 밤이 되어줄게' '일당백집사' 등의 주연에 이어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조연을 마다하지 않아 다시 이름을 드높였다. 디즈니플러스의 '로얄로더'와 티빙의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를 거치며 자신을 조율한 이준영은 올 초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와 '약한영웅 Class 2'의 연이은 흥행으로 흥행배우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멜로무비'의 감성적인 무명작곡가, '폭싹 속았수다'의 마마보이, '약한영웅 Class 2'의 속을 알 수 없는 빌런 등 늘 양쪽 대척점을 오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보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다. 이준영은 '24시 헬스클럽'을 통해 스스로 코미디도 능수능란한 배우임을 증명한다.
그의 모습은 치열한 노력의 흔적도 보여준다. 캐릭터를 위해 극한의 운동으로 몸을 '벌크업'했으며, 드라마 내내 터질 듯한 근육을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유지하는 독한 모습도 보여준다. 박준수 감독이 "나는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준영의 상승세와 비로소 지금 세대의 웃음에 접근한 만듦새, 무엇보다 200만 회원을 거느린 헬스클럽의 문화를 다뤘다는 점이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 여기에 이미도, 이승우, 박성연, 이지혜, 이다은, 김권 등의 조연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헬스 즉 피트니스에 대한 이해로, 헬스클럽 문화에 익숙한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주는 소재의 힘이 이후의 상승을 도모하는 힘이 된다.
박준수PD의 '가우스 전자'와 김지수 작가의 '산후조리원'은 전자회사와 산후조리원 등 특정 장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코미디로 연결했다. 그런 의미에서 '24시 헬스클럽'은 이들이 가장 잘하는 소재 중 하나다. 과연 KBS 드라마의 자존심 회복, 이준영의 기세, 헬스클럽의 드라마 소재로서 가능성 등 많은 것을 짊어진 '24시 헬스클럽'이 어떤 성적을 낼까. 드라마 마니아라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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