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오실 줄은 전혀 몰랐는데···” 어버이날 하루 전 사직, 정현수의 특별했던 경험

심진용 기자 2025. 5. 8. 09: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정현수가 7일 사직 SSG전 시구자로 나선 외할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정현수의 외할머니와 장두성의 어머니가 7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시구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 SSG 경기는 특별한 시구 행사로 문을 열었다.

롯데 좌완 불펜 정현수(24)와 외야수 장두성(26)이 글러브를 끼고 홈 플레이트 뒤에 나란히 앉았다. 정현수의 외할머니 김순복씨와 장두성의 어머니 김명신씨가 시구자로 나섰다. 올해 64세인 김순복씨가 힘껏 던진 공이 곧장 외손주의 글러브에 꽂혔다. 김명신씨의 시구도 원바운드 후 아들에게 향했다. 사직 구장 2만2669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공을 받은 정현수가 가장 놀랐다. 경기 후 정현수는 “할머니가 시구하러 오실 줄은 전혀 몰랐다. 그렇게 잘 던지실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정현수는 “할머니가 어제저녁에 부산 집에 오셨다. 충청도에 사시는 데 오후에 버스로 올라가신다고 하셔서 먼저 인사를 드리고 야구장에 왔다. 훈련하는 중에 직원분한테 이야기 듣고 그때서야 알았다”면서 “가족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저만 몰랐다”고 웃었다.

정현수에게 외할머니는 늘 따뜻하고 뭉클한 존재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외할머니와 같이 살았다. 정현수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쭉 외할머니 손에 자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정현수가 야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가까이서 응원하고 지지해 준 사람도 외할머니였다. 정현수는 “어머니가 좀 강하게 제가 열심히 운동할 수 있게 하셨다면, 할머니는 늘 저를 다독이고 챙겨주셨다. 어머니가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하시고 나면 할머니가 ‘힘들면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고 말씀을 하셨다. 제가 첫째라서 티는 잘 안 냈지만, 그래도 늘 의지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6-2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선발 터커 데이비슨이 7.2이닝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정현수가 등판할 기회는 없었다. 팀의 승리는 당연히 반갑지만, 외할머니 앞에서 공을 던지지 못한 건 아쉽다. 정현수는 “작년에 대전 원정 때 할머니 앞에서 한번 공을 던져보기는 했다. 할머니 오셨을 때 사직에서도 던져보고 싶었는데 상황이 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 다음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수는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23.2이닝 동안 평균자책 4.56을 기록하며 프로에 연착륙했다. 올해는 벌써 16.1이닝을 던졌다. 지난해보다 한층 더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평균자책 3.86에 4홀드를 기록 중이다. 롯데 구단은 이날 시구에 대해 “입단 때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프로에 와서 크게 성장한 선수들을 위주로 어버이날 전 시구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직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