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화관에서 챔프전 봤다!…대중성 확장 시도하는 프로농구

남지은 기자 2025. 5. 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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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1차전 영화관 중계 ‘뷰잉파티’ 개최…KBL 첫 시도
난 영화관에서 농구 본다! 농구팬들이 지난 5일 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2024~2025 남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감상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오~!” “아…!” 환호와 탄식의 소리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지난 5일 2024~2025 남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현장이다. 서울잠실학생체육관이냐고? 아니다! 용산의 한 영화관이다. ‘세바라기’(LG 팬 애칭)와 ‘공주’(SK 팬 애칭)들이 경기장이 아닌 영화관을 찾았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농구 경기를 영화관에서 중계하는 뷰잉파티를 개최했다. 최예헌 한국농구연맹 마케팅팀 사원은 “농구 관람 문화의 다양화를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뷰잉파티는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경기 중계방송을 시청하면서 응원하는 것을 말한다.

농구팬들에게는 낯선 경험이겠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티켓 예매 시작 3분 만에 전석(164석)이 매진됐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은 덜하지만, 뷰잉파티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농구팬들을 사로잡았다. 영화관에서는 본게임 한 시간 전부터 들뜬 분위기가 됐다. 은퇴한 하승진과 농구를 좋아하는 배우 권율 등이 팬들과 함께 승부를 예측하고 퀴즈도 풀면서 챔프전을 즐겁게 관람하도록 현장을 예열했다. 엄마와 함께 참석한 초등학교 5학년 손유찬군은 “경기장은 조금 더 화끈화끈하고 여기는 선물도 주고 진짜 파티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서울 에스케이 김선형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왔다.

다음 중 조상현 감독은 누구? 경기 한시간 전에는 챔프전 1차전을 예상하고, 문제도 푸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한국농구연맹 제공

홀로 빛나는 큰 스크린으로 경기를 보는 맛도 달랐다. 선수와 감독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그들의 희로애락이 더 강하게 팬들에게 전달됐다. 전희철 에스케이 감독이 이른바 ‘극대노’하는 과정은 영화관 분위기와 어우러져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뜻밖의 ‘화합’도 이뤄졌다. 경기장에서는 절대 함께할 수 없던 세바라기와 공주들이 뷰잉파티에서는 한데 어우러져 앉았다. 6살 아들과 함께 온 아빠 김준태(36)씨는 “아이와 소통하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점도 좋다 ”고 했다. 농구팬이 아니더라도 가족과 친구, 연인 등이 농구 관람 자체를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자리도 됐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전희철 서울 에스케이(SK) 감독의 고뇌에 찬 모습은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연상케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남지은 기자

한국프로농구는 야구 등에 견줘 대중성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시도가 아쉬웠다. 사상 첫 뷰잉파티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힘도 얻었다. 중계방송사인 티브이엔(tvN)스포츠와 협의해 다음 시즌 구단 연고지에서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담당자는 “ 농구도 새로운 관람 문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 펍이나 야외 등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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