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당신의 대통령] '하루 20시간' 치매 남편 돌보는 80세 아내… 국가책임제 정착시켜야
[편집자주] 2025년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랐다. 역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에서 비롯된 '예상치 못한' 선거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비극과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까. '머니S'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그 작은 목소리를 모아 위기의 대한민국을 기회의 대한민국으로 전환할 새로운 대통령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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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가 함께한 반백년이 넘은 추억은 집안 곳곳에 놓인 액자마다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 추억은 치매 이후 김씨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지워져 갔다. 윤씨의 이름과 얼굴을 헷갈리더니 이제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낯설어한다. 기억이 뒤죽박죽되면서 온종일 입을 열지 않는 날도 잦아졌다.
치매 증상이 심해지면서 윤씨는 자식들이 사는 서울로 옮겨가려고 했으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평생을 살던 제주를 떠나면 김씨의 증상이 더 악화할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지역 내 돌봄 시설도 대안이 되지 못했다. 주간보호센터는 배회 증상이 심한 환자가 실종되면 책임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김씨를 거부했다. 요양원은 처음부터 선택지에 없었다. 옆집 살던 '성택이 아방'이 요양원에 들어간 지 두 달도 채 못 돼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어서다.
그나마 요양보호사인 이미순(가명)씨가 찾아오는 하루 4시간 만이 윤씨가 유일하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다. 김씨는 장기요양보험 2등급 판정을 받아 하루 4시간, 월 최대 28일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찾아오는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가 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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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국이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한국이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치매 환자도 함께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2039년 200만명, 2050년에는 치매 환자가 3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를 선언하고 조기 검진과 인지 강화 프로그램, 돌봄 서비스 연계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치매안심센터를 전국 256곳에 설립했다. 치매 가족의 경제적 부담도 덜었다. 중증 치매 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10% 수준으로 낮췄고 2018년부터는 경증 환자도 장기요양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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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그들은 "치매는 쉽게 낫지 않고 오래 가는 병"이라며 "보호자가 지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치매는 흔히 환자보다도 돌보는 가족이 더 큰 고통을 겪는 병으로 설명된다. 사회적 고립, 육체적 피로, 경제적 부담이 겹겹이 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환자 가족을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에 설치된 치매 환자 가족 지원센터는 단 한 곳뿐이며 환자 가족에게 쉼을 보장하는 '장기 요양 가족휴가제'도 제도만 있을 뿐 이용률은 1%에 미치지 못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를 위해선 요양 시설의 구조적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요양보호사 한 명이 8~10명의 환자를 돌보는 '돌봄 과중' 속에서, 한 방에 6명씩 생활하며 칸막이라고는 커튼이 전부인 구조에서는 질 높은 돌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요양시설에 1인실을 도입했고 2003년부터는 아예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이씨는 "한국의 요양시설은 민간에 의존하고 있어 최고급 요양시설이 아니라면 질 낮은 시설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며 "차기 정부는 중산층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요양 모델을 마련하고 전문 인력 확보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간 설계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요양원이 노년의 삶을 함께 설계하는 곳이 될 수 있고, 돌봄의 사회화로 나아갈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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