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사 전횡·권위주의에 사기 저하…감사원 ‘탈출 러시’

신형철 기자 2025. 5. 8. 06: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 정부 3년, 감사원의 민낯 (상)
감사원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윤석열 정부 들어 감사원은 인사 전횡과 경직된 직장 문화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졌다. 이는 퇴직·휴직자 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한겨레가 7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감사원 자료를 보면, 감사원 휴직자는 2020년, 2021년 각각 40명, 49명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2022년 74명으로 크게 늘었다. 2023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60명, 52명이었다. 올해는 현재까지 26명을 기록하고 있다. 퇴직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감사원 퇴직자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29명, 41명이었지만 2022년 58명으로 늘었고,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59명, 49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4월 말까지 15명이 사표를 냈다.

휴·퇴직자가 늘어난 데는 윤석열 정부 들어 심각해진 특정 인맥의 전횡과 권위주의 문화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지난 1월 감사원 직장협의회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리더십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이 조사에서 다수의 간부급 인사들이 하위 평가를 받았다.

하위 평가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문성과 독창성 없이 과거 방법만을 답습하는 업무 처리”, “잦은 짜증, 폭언, 모욕”, “업무와 무관한 지시로 부서원 부담 가중”, “사소한 문제를 과도하게 집요하게 문제 삼아 직원을 괴롭힘”, “의견을 전혀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임”,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 “직원들 사이에서 이간질을 유도하고, 근평(근무성적평가)을 무기로 업무를 강제하면서 성과는 책임지지 않음”.

한 퇴직자는 “감사원은 과거부터 군대식 조직 문화가 강했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는 “과장이 식당에서 숟가락을 놓으면 밥을 다 먹지 않았더라도 같이 일어나야 하는 분위기였다. 산책을 가면 무조건 따라가야 했고, 이 문화에 길들여졌던 사람들이 지금 관리자층이 됐다”고 말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한겨레는 감사원과 관련한 다양한 사건들을 집중 취재하여 보도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지휘부의 무리한 감찰, 인사상 불이익, 업무나 감사 과정에서의 부당한 압력 등과 관련된 경험이나 정보를 가지고 계시다면 제보(newiron@hani.co.kr) 부탁드립니다. 내부 제보자의 경우 신분이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익명과 비밀을 유지하여 처리됩니다. 안심하고 연락 주시면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