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실버부머의 먹거리 대응

60대 이상 노년층인 실버층이 달라졌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발표하는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3년 기준 연간 개인소득 규모가 2164만원으로 10여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규모 또한 2023년 기준 각각 4912만원과 3억1817만원으로 같은 기간에 1.5배 이상 증가해 이전 세대보다 부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버부머'(silver boomer)의 등장을 의미하는데 1955~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함에 따라 실버층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실버부머는 자신의 소득과 자산을 자식이 아닌 자기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려는 성향을 지녔고 소비의 편의성에 눈을 뜨는 등 이전 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버부머의 식생활 또한 이전 세대와 다른데 이들이 본격적인 경제 및 소비활동을 하는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식품가공산업 및 외식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해 다양한 식품소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1988년 올림픽 개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외식산업의 영향을 받아 하루에 한 끼 이상을 집 밖에서 해결하는 외식세대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실버부머는 노년기에 접어들어 자신이 먹을 음식의 식재료를 직접 사서 집에서 조리하는 것을 마뜩잖아 하는데 이를 계기로 실버푸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1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실버푸드 시장은 씹는 것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저작식' 식품과 삼키는 것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연하식' 식품으로 구분되지만 음식섭취에 별 어려움이 없는 건강한 노령자는 조리가 간편한 일반 가정간편식(HMR)과 외식의 소비비중도 큰 편이다. 이와 같은 실버부머의 식품소비는 2023년부터 하향세인 가공식품과 외식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는다.
그런데 한편에선 '생존'을 위한 실버부머의 먹거리 돌봄 관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소득 취약계층 등 일부에게 국한된 얘기가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 특히 농촌지역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식품 사막화가 가속화해 필요한 식재료를 구하려면 차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 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공공기관이나 지역단체 등에서 주기적으로 주요 식재료를 공급해도 이를 조리할 수 있는 가장 젊은 사람의 연령대가 60~70대 실버부머로 밑반찬 두어 가지와 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실버부머의 먹거리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책이 필요한데 실버푸드산업과 푸드테크산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실버푸드를 조리하는 공유주방 등을 갖춘 지역 공동체를 전국 단위로 구축할 수 있고 드론배송 또는 로봇요리사 등의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해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음식을 매일 제공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신산업 성장의 결과물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농촌마을 곳곳에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유지하는 시스템 마련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만원에 육박하고 실버푸드 시장규모가 17조원을 넘어가는 우리나라에서 '물에 밥 말아서 김치 몇 조각으로 때우는' 실버부머가 없기를 바란다.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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