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결렬에 국힘 지도부 사상 초유의 '강제 단일화' 착수... 김문수 측 반발
8일 티비토론 이후 여론조사 실시 강행키로
'상당한 사유 시 비대위가 후보 선출' 조항 적용
유례 없는 강제 단일화에 "정당 민주주의 붕괴" 우려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강제 단일화에 착수했다. 8일 양자 토론을 실시하고 직후부터 이튿날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로드맵이다. 사실상 당 대선 후보를 새로 뽑을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날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 담판이 빈손으로 끝나자, 당이 직접 강공 모드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김 후보 의사와 무관하게 결정됐다. 지도부는 "누가 이길지 모른다"고 했지만, 한 전 총리로 답을 정해 놓고 몰아가는 후보 교체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담판 결렬되자 일사천리로 '강제 단일화 로드맵' 수립
국민의힘 지도부는 7일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 회동이 결렬로 끝난 직후 오후 9시부터 소속 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밤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당 대선 선거관리위와 비상대책위를 잇달아 개최해 이 같은 단일화 로드맵을 의결했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단일화 방식은 8일 오후 6시부터 유튜브를 통해 양자 토론을 진행하고, 직후인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새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이다. 여론조사 비중은 앞서 당내 경선과 같이 당원 50%, 일반국민 50%(다른 당 지지자 제외)로 정했다. 이 조사 결과는 향후 후보 재선출시 근거로 활용된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우리가 반드시 후보 결정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대선 최종후보자 지명의 건'을 안건으로 11일 전국위 소집 공고를 내면서 퇴로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로서는 당이 정한 단일화 로드맵을 따르거나, 한 전 총리와 극적 단일화를 이뤄 로드맵을 백지화 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상당한 사유시 비대위가 후보 선출' 조항 적용...金측 "따를 수 없다" 반발
이날 결정은 김 후보의 동의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최고위(비대위) 의결로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는 당헌 74조2항을 적용해 김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무력화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후보 한 분이라도 안 나오면 토론회는 성사되지 않겠지만, 토론회가 무산된 상태로 그냥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했다. 김 후보가 응하지 않더라도 강행하겠단 것이다. 한 전 총리 측은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즉각 반겼다. 반면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떤 협의도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나갈 수 있느냐"며 "당 결정을 따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 후보 측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할 예정이다.
유례 없는 강제 단일화..."절차적 정당 민주주의 붕괴" 공개 우려
강제 단일화는 헌정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신속한 단일화를 통해 대오를 정비해서 무도한 이재명 세력을 막아달라는 국민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고 단일화 명분을 댔다. 한 전 총리가 11일까지 단일화를 매듭짓지 못하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속도를 낸 것이다.
그러나 당내 비윤석열계에서는 친윤계 주류 세력이 대선 이후 등을 내다보고 한 전 총리를 계획적으로 옹립하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당장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용산과 당지도부가 합작하여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갔다"고 폭로했다. 후보를 무리하게 교체할 경우 단일화 시너지가 사라지고 역풍 가능성도 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강제 단일화에 대해 "절차적 정당 민주주의 붕괴"라며 "이런 식으로 강제하면 당은 법적 공방 속에서 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 지도부는 이 밖에도 김 후보가 실시를 반대했던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 결과(조속한 단일화 찬성이 약 83%)를 공개하고, 권 원내대표가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김 후보 압박 수위를 전방위로 높였다.
김문수-한덕수 8일 회동도 안갯 속
의총에 앞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75분 간 배석자 없이 단일화 담판을 위한 만찬 회동을 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김 후보가 "8일 오후 4시에 다시 만나자"고 제안하고 한 전 총리가 수락하면서 단일화 불씨는 남겼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양자 토론을 같은 날 오후 잡으면서 한 전 총리 측은 "토론회 이후에 보자"고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2차 회동 성사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새론 유족 측 "김수현과 중2 때 성관계"...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 | 한국일보
- "대법원장 사퇴" 민주당 공세에... 법원행정처장 "동의할 수 없다" | 한국일보
- [단독] 김문수-나경원 오후 회동... '단일화 압박'에 경선 주자들과 연대 강화 | 한국일보
- '쉿' 페이커 포즈 따라 한 김문수… 게임 팬들 "속 보인다" 반발 | 한국일보
- 홍준표 "한덕수, 무상열차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 자처" 맹비난 | 한국일보
- [속보] 한덕수 "단일화 이루어지지 않으면 본후보 등록 안 해" | 한국일보
- 진태현, 갑상선암 투병 고백 "잘 이겨내겠다"… 아내 박시은 응원 | 한국일보
- 이재명 파기환송심, 대선 이후로 연기... 내달 18일 | 한국일보
- 문다혜, 자선 전시회 모금액 기부 안 한 혐의로 입건 | 한국일보
- 다이아 출신 안솜이 "유흥업소 마담·아이돌 스폰? 사실 무근"... 루머 반박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