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살며] ‘탕핑과 이민’ 새로운 삶의 선택


마지막으로 중국 사회는 여성에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중국 사회는 여성에게 특히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직장을 가지면 28세 이전에 결혼해야 ‘정상’으로 여겨지며, 그렇지 않으면 ‘노처녀(剩女)’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결혼 후에는 2년 내에 첫 아이를 낳고 33세 이전에는 둘째까지 낳아야 한다고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다. 여기에 좋은 차, 좋은 집을 가져야 한다는 재정적 부담까지 더해진다.
‘탕핑’이라는 개념은 이처럼 고강도 경쟁 속에서 성장한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출현했다. 이는 자동차, 집, 결혼, 연애, 아이도 가지지 않고, 출세나 경쟁보다는 조용한 생존을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것을 목표로 과로와 비교, 승진 경쟁을 거부하는 태도다.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표현이 있다. 바로 ‘삼포세대’이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의미하며, 최근에는 ‘엔(N)포세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만큼 포기하는 것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한국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은 절망감, 자기부정, 계층이동 포기이다. 반면 중국의 ‘탕핑족’은 무력감, 자조, 풍자, 만성 피로감에 가까운 정서를 갖고 있다. 최근 중국 청년 중에는 이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이주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한국으로 온 이유는 한국이 외국인에게 특별히 우호적이어서가 아니다. 한국도 분명 경쟁사회이며 외국인에게 녹록지 않은 현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극단적인 사회구조, 전통적 가치관, 그리고 ‘정해진 인생 시간표’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로 택한 한국은 ‘좀 덜 숨 막히는 곳’이라고 여겨진다. 한국에는 적어도 ‘나를 위한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 것이다.
탕자자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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