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98] blowing in the wind

“네 노래는 꼭 치과 벽에 걸린 유화 같아(Your songs are like an oil painting at the dentist’s office).” 밥 딜런(티모테 샬라메 분)은 존 바에즈(모니카 바바로 분)의 면전에서 그녀의 노래를 이렇게 평한다. 존은 기가 차지만 이렇게 당돌한 밥이 싫지는 않다. 밥의 조언은 힘을 빼라는 거다. “넌 곡 쓰는 데 너무 힘을 줘(You try too hard. To write).” 밥 딜런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2024∙사진)’의 한 장면이다.
밥은 존의 침대에 아무렇지도 않게 널브러져 누워 기타를 퉁기며 노래한다. “얼마나 많은 목숨이 죽어야 알게 되려나. 이미 너무 많이 죽었음을. 친구여, 그 답은 바람에 실려 휘날린다네(Will it take till he knows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The answer, my friend. The answer is blowin' in the wind).” 얼마나 많은 포화가 쏟아져야 영원한 종전이 오는지, 사람은 몇 번이나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할 수 있는지, 우리는 몇 번을 올려다봐야 진짜 하늘을 볼 수 있는지, 밥은 그 모든 답이 바람에 실려 휘날린다고 노래한다. 도저히 닿지 않을 것 같은 진리가 이미 바람 속에서 나부끼고 있으나 인간은 잡지 않는다고.
존은 힘을 다 빼고도 할 말을 빼곡하게 넣어 부르는 자유로운 밥의 모습에 부러움과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밥이 될 수 없는 존은 밥의 노래처럼 그저 자기 길을 가기로 한다. “주저앉아 이유를 찾아도 소용없어요. 지금까지 모르는 거라면. 두 번 생각하지 말아요, 괜찮아요(Well, it ain’t no use to sit and wonder why, babe. If’n you don’t know by now.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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