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미 재무 “10일부터 스위스에서 중국과 무역·경제 현안 논의”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서 파나마 국적의 컨테이너선 ‘시애틀 브리지’호가 적재된 컨테이너들 뒤편으로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 과정에서 팽팽히 맞서던 미국과 중국이 이번주 스위스에서 만나 고위급 경제·무역 대화에 나선다. 이번 협의가 양국 간 무역전쟁을 둘러싼 본격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와 무역대표부는 6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가 “8일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중국 쪽과 회담에 나설 예정이며, 스위스 대통령 카린 켈러주터와도 상호주의 무역과 관련해 협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쪽과 10일부터 이틀간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가 먼저 연락을 했느냐는 질문에 “여러 접촉 포인트가 있었다”며 분명한 답을 하지는 않았다.

중국 외교부도 7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9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를 방문하는 기간, 중-미 경제·무역 고위급 회담의 중국 쪽 수석대표 자격”으로 미국 쪽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 부총리는 중국 경제 정책 분야의 실세로 꼽힌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미국 쪽이 보낸 관세 문제 등의 논의 요청 안을 신중히 평가했다”며 “세계의 기대, 중국의 이익, 미국 산업계와 소비자의 요구 등을 모두 고려해 중국은 미국과 접촉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위급 대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145%에 이르는 초고율 관세를 매기고, 이에 대응해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로 맞선 이래 양국이 처음 마주 앉는 공식 대화 자리다.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대화에서 뚜렷한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긴장 완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 모두 상대국에 대한 초고율 관세를 먼저 인하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협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워싱턴 베이징/김원철 이정연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