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민주주의 예산’ 제대로 쓰고 있나 [현장메모]
직접 민주주의의 고향인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권력기관의 구성원을 제비뽑기로 선발하기도 했다. 제비뽑기를 위해선 돈을 들여 추첨 기계인 ‘클레로테리온’을 만들어야 했다. 최초의 민주주의 제도에도 돈이 들어갔듯, 민주주의를 위해선 돈과 곳간이 필요하다.

선관위는 지난 5년간 정책선거에 전체 예산 중 겨우 0.1%(25억원)만을 썼다. 돈을 적게 쓴 것도 문제지만, 그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은 더 큰 문제였다. 한 달간 선관위 예산 관련 보고서와 예산안 총 6327쪽을 분석하면서, 선관위와 통화를 무려 17번을 하고 정보공개를 3번이나 청구해야 했다. 그럼에도 선관위가 정책선거를 위해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선관위가 내용을 찾아보라고 한 각목명세서는 영수증과 비슷하다. 정책선거 추진활동 구축에 1억3000만원을 배정했다는 내용만 있을 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반면 선관위의 곳간은 인건비로만 3분의 1 이상이 나가고 있었다. 물론 선거관리를 위해 인건비가 쓰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3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있음에도 정책선거에는 예산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해 선관위가 업무용 택시비로만 쓴 돈이 4100만원인 걸 보면, 곳간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이 절실해 보인다.
선관위는 기사가 나간 뒤 “정책선거를 어떻게 활성화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고대 아테네에선 국민을 대표할 사람이 운으로 뽑혔지만, 2500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정책과 공약을 보고 대표자를 뽑는다. 민주주의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선관위는 공약이 선거의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도록 곳간을 되돌아보고, 정책 중심의 선거 문화 정착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장민주 매니페스토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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