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무산시 '무소속 불출마' 한덕수... 최소 수십억 선거비용 부담됐나

김소희 2025. 5. 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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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탁금 3억 원·공보물 최소 5억
10% 이하 득표하면 전혀 보전 못 받아
반기문 전 총장, 불출마 사유도 '선거 비용'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이 7일 서울 영등포구 맨하탄21빌딩에서 한덕수 여러분의캠프 1호 공약 발표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박시몬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단일화 담판이 7일 결렬되면서 한 전 총리의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 전 총리는 일단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이날 밝혔다. 한 전 총리가 단일화를 두고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무소속으로 대선 레이스를 치르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2017년 제3지대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귀국 20일만에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 '선거 비용'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반 전 총장은 "캠프 사무실을 사비로 얻었고, 운전기사와 비서, 교통비까지 모두 내 돈으로 한다"고 하소연 하기도 했다.

선거는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라고 불린다. 정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제대로 된 선거 운동을 하려면 최소 수십억 원에서 최대 수백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당에 속한 후보는 당이 선거 비용을 대지만 무소속 후보는 오롯이 혼자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한 전 총리가 대선 레이스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완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이다.

만약 한 전 총리가 선거에 나서 대선 후보 등록일인 10, 11일에 무소속 후보 등록을 하게 될 경우 '참가비'로만 우선 기탁금 3억 원을 내야 한다. 참가비를 낸 뒤엔 홍보비, 유세 비용, 캠프 운영비, 인건비 등 막대한 선거 비용이 필요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과도한 비용 지출을 막기 위해 21대 대선 선거비용 제한액을 588억5,281만 원으로 책정했다. 거대 양당은 이 상한선 아래로 수백억 원, 소수 정당과 무소속 후보도 '억' 소리 나는 금액을 써가며 후보를 알리는 데 전력을 다하게 된다.

2022년 20대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비용 지출액으로 무려 487억5,300만 원을 사용했다. 국민의힘도 424억6,700만 원을 썼다. 국민의당은 약 70억8,500만 원, 정의당은 약 32억3,600만 원, 진보당은 약 13억4,000만 원, 기본소득당은 7억2,000만 원을 선거에 지출했다. 소수 정당들도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최소 10억 원 이상을 쓴 셈이다.


득표율 15% 이상이면 전액 보전

2022년 2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효성해링턴타워101동에서 집배원이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공보물을 우편함에 배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특히 홍보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약 2,500만세대에 필수로 배포해야 하는 선거 공보물 비용만 해도 최소 5억 원에 이른다. 페이지 수를 줄이면 비용 절감이 가능하지만, 후보 소개나 정책 등 10여 페이지가 넘는 팸플릿형 공보물을 만드려면 수십억 원에 달한다. 한 장당 약 10만 원인 현수막은 전국 행정동마다 하나씩 걸어도 한 번에 3억 원 이상이 든다. 선거 유세용 차량 대여도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번 빌리는 데 최소 2,000만 원이다. 임대료 등 캠프 운영비에 선거 인력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까지 계산하면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다만 선거 이후 득표율에 따라 선거비용을 보전 받을 수 있긴 하다. 만약 대선에서 10%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 15% 이상을 득표하면 전액을 보전 받을 순 있지만 만약 이에 미치지 못하면 단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한다. 정당은 선거보조금, 당 후원회, 특별 당비 모금 등으로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엔 해당사항이 없다. 후원금 법정 한도인 약 29억 원 이외의 비용은 사재로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필수적인 항목만 따져도 100억 원은 들 것"이라며 "비용적인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무소속 완주는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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