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조 체코 원전 수주 급제동… 마지막 고비 맞은 `팀 코리아`
한수원 계약체결 일시 미뤄져
정부 "최종계약엔 문제 없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체코 힐튼 프라하올드타운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두코바니 원전 계약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07/dt/20250507183535322kuin.jpg)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 사업이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 코리아'가 또다시 고비를 맞았다.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입찰 과정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제기했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수주 계약에 급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최종 계약에 대해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계약체결까지는 당분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6일(현지시간) 두코바니 원전 건설 입찰에서 탈락한 EDF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 간 최종 계약 서명을 중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보도자료에서 "계약이 체결된다면 프랑스 입찰자가 소송에서 법원이 유리한 판결을 내렸더라도 공공 계약을 따낼 기회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국회 합동 대표단은 체코 신규 원전 계약 체결식 참석차 프라하를 방문했지만, 계약이 연기되면서 다른 일정만 소화한 뒤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한수원의 두코바니 원전 건설 계약은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경쟁 입찰에서 탈락한 EDF와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 선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체코 반독점당국(UOHS)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UOHS는 지난달 24일 이를 기각했다.
계약 일정이 갑작스럽게 미뤄지자 정부는 당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최종 계약 체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사안을 가지고 경쟁당국이 두 번이나 명확하게 판결한 바 있어서 본안 소송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DF가 지난 2일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당국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에 대해서 안 장관은 "체코 정부 측에서 큰 문제 안 된다고 생각하고 초청해서 일정 잡은 것"이라며 "체코 정부 판단이 법원의 판결하고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체결 연기가 과거 일본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최종 무산된 터키 원전 사업처럼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간담회에 동석한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선을 그었다. 그는 "터키의 경우 일본이 터키 정부하고 전력구매계약이나 재원조달 방안 등을 협상하다가 상업적인 게 맞지 않아서 무산된 것이다"라면서 "이번 사례와는 다르다"고 역설했다.
안 장관은 계약 시기가 "불가피하게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도 "며칠일지 몇 달일지 체코 정부에서도 엄청난 기회비용 때문에 지연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체코 원전 수주 계약은 시간문제일 뿐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서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번에는 입찰 절차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두코바니 전력회사를 상대로 제소했고, 지방법원은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잠정 연기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이라며 "전력 수요가 시급한 체코 측이 더 절박한 상황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EDF는 우리나라를 핵심 경쟁국으로 여기고, 유럽 원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이번 소송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럽 각국이 원전 계약에서 기술 이전이나 공동 컨소시엄 형태의 협력을 요구하는 상황을 감안해 우리 기업들이 주도권을 갖되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와 모델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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