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뜨겁다…황금 연휴에 단숨에 넷플릭스 '1위' 찍은 의외의 영화

[TV리포트=허장원 기자] 황금연휴가 시작되자 한국 시청자들이 선택한 영화는 의외였다.
미국 블록버스터도, 한국 상업영화도 아닌 독일산 액션 스릴러 한 편이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 '엑스테리토리얼(Exterritorial)'이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공개 직후 글로벌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에 오른 데 이어 한국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연휴 시작과 동시에 정상을 찍었다.
'엑스테리토리얼'은 독특한 설정, 현실감 있는 액션, 그리고 모성애를 중심으로 한 서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심리적 긴장과 인간 본능을 치열하게 교차시키는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분석해 본다.

▲미국 영사관에서 아이가 사라졌다 – '치외법권'이라는 특별한 무대
'엑스테리토리얼'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배경 설정이다.
이야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미국 영사관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다. 일반적인 스릴러와 달리 이곳은 치외법권, 즉 현지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구역이다. 미국 영토처럼 취급되지만 정작 독일 경찰과 법원 모두 개입할 수 없다.
이러한 공간적 제약 속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주인공 '자라 불프'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이 있는 전직 특수부대원이다. 그는 미국 정착을 위해 아들과 함께 영사관을 찾았지만 눈 깜짝할 사이 아들을 잃어버린다. 영사관 직원들은 아이가 애초에 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CCTV까지 조작된 상황과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된 구조 속에서 자라는 직접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이처럼 '법의 공백'을 무대로 삼은 영화는 관객에게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감각을 선사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영사관 내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밀도 있는 서스펜스를 연출하는 방식은 흡사 '밀실형 스릴러'를 연상시킨다.


▲엄마는 특수부대 출신이다 – 감정과 액션을 동시에 잡은 주인공
주인공 자라를 연기한 배우 잔 그루소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바바리안'에서 강한 여성 전사 이미지를 각인시킨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육체적 능력과 감정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야 했다.
전직 특수부대원 자라는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아들이 사라졌다는 충격 앞에서 그는 PTSD와 불신, 혼란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여준다.
영화는 이 감정의 진폭을 기반으로 과장된 할리우드 액션이 아닌 현실감 있는 전투와 탈출극을 선택한다.
영사관 안의 복도, 사무실, 지하 주차장 등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육박전은 화려한 폭발이나 슬로우모션 대신 숨 막히는 긴박감으로 채워진다. 자라는 마치 영화 '테이큰' 리암 니슨의 여성 버전처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을 돌파하지만 그 과정은 더 처절하고 감정적으로 격렬하다.
이에 관객은 단지 몸 싸움이 아니라 아이를 되찾기 위한 모성애의 사투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액션 장면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엔 ‘보이지 않는 음모’가 있다 – 전형을 비틀다
기본 플롯만 보면 '엑스테리토리얼'은 기존 액션 스릴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몇 가지 방식으로 전형을 비튼다.
우선 악당이 명확하지 않다. 자라가 맞서는 건 거대한 조직이나 범죄집단이 아니라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는 권력과 내부 부패다.
영사관 내부 인물 중 하나인 이리나(레라 아보바)는 처음에는 미스터리한 조력자처럼 등장하지만 점차 영사관이 감추고 있는 음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드러난다. 자라와 이리나가 공조하며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은 단순한 추격극에서 사회 고발 드라마로의 전환점을 만든다.
게다가 자라는 자신마저 믿지 못하게 만드는 심리적 고립 상태에 놓인다. 모두가 "아이를 본 적 없다"고 말하고 증거마저 조작되자 전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자라는 "혹시 내가 헛것을 본 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내면의 갈등은 영화에 깊이를 더한다.
결국 자라는 모든 진실을 밝혀내고 아들을 구해낸다. 영사관 내부의 부패도 무너뜨린 뒤 영화는 두 사람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장면으로 끝맺는다. 명확한 결말 덕분에 시즌2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이 자체로도 완결성 있는 한 편의 액션 드라마로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처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엑스테리토리얼'은 연휴 기간 OTT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한 수작으로 떠올랐다.
독특한 설정, 정서적 설득력, 현실적 액션이라는 세 가지 무기를 앞세워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것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스릴러와 감성,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녹여낸 이 작품은 단순히 '볼만한 영화'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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