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장,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사법부 독립 심대한 침해”

이슬비 기자 2025. 5.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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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7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 “대법원장이든, 대법관이든, 일선 법관이든 어떤 이유로도 판결을 갖고 신상의 용퇴라든지 이런 요구가 이뤄지는 것은 사법부 독립에 심대한 침해”라고 말했다.

천 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조 대법원장에게 사법 내란의 장본인으로서 사퇴해야 한다는 건의를 하실 생각은 없느냐”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천 처장은 “판결에 대해 역사적인, 또 정치적인 여러 가지 추궁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겠다”면서도 “그 부분을 곧바로 신변 문제와 연결 짓는 것은 재고해달라”고 했다.

천 처장은 “대법원장에게 국민 여론이 용납하기 어렵다는 말을 전해주실 생각이 있느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모든 판사는 대법원장이든 대법관이든 일선 법관이든 똑같이 그 판결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천 처장은 “우리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서는 사실은 개별적인 판결에서 혹시 당부당(옳고 그름)이 있다 하더라도, 사법부 독립을 과거 어두웠던 시절에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키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 존중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까지 거론되는 현 상황에 대해 “자초한 것 아니냐”고 묻자 천 처장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 선고를 이례적으로 서둘렀다며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천 처장을 향해 “일각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박탈하려고 신속하게 파기환송한 것 아니냐”라며 “윤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내통한 결과 아니냐고 의심하는 국민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사과 한마디 지금 못 하시면서 이건 법란이고 사법 내란, 사법 쿠데타”라며 “왜 대선판에 사법부가 끼어드나. 결국 6월 18일로 연기할 거면서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법원도 갈팡질팡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6만 페이지를 다 안 봤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선거가 시작하는데 재판을 하고 선고를 하는 게 맞는 거냐”고 물었다.

이에 천 처장은 “대법관들은 외국의 모든 대법원과 대법관, 재판연구관을 둔 법제에서는 누구든지 상고이유에 한정해서 법률적인 판단을 하도록 구조가 설계돼 있다”라고 했다. 이어 “판사는 판결을 피할 수 없다. 판결을 피하는 순간 판사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선거운동 기간에 판결할 것인지 아니면 직전에 판결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선거운동) 한참 전에 이뤄지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천 처장은 “이 부분은 저도 추측일 뿐이기 때문에 전혀 근거가 있는 말은 아니다”며 “저는 대법관님들의 심중을 전혀 모른다. 저희는 절대 관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한 직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사퇴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한 전 총리가 대법원 판결 결과를 미리 알고 사퇴하기로 한 것 아닌가. 매우 수상하다”고 했다. 이에 천 처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천 처장은 조 대법원장에 대해 “원칙주의 판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은 진보 판사인가”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천 처장은 정 위원장이 “판사는 진보성향이다, 보수성향이다를 떠나서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고 하자, “진보판사, 보수판사가 따로 없고 판사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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