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코빼기도 못 본 국민 절반 넘어”···‘드라마 창작자 연대’ 출범

드라마 작가, 연출가, 연기자 등이 7일 ‘드라마 창작자 연대’를 창립하고 “지속 가능한 한국 드라마 생태계를 복원하고 넓히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시장을 장악하자, 위기감이 높아진 종사자들이 뭉친 것이다. 이들은 수익성이 있는 한국 드라마 100편을 만들어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산업의 붕괴가 가져올 국가적 손실을 지켜만 볼 수 없어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가 제작진의 역량과 해외 OTT 자본 규모가 결합돼 아시아, 남미 등에서 큰 갈채를 받고 있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제작비 수직 상승, TV 드라마들의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 업계 위기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좋은 드라마를 평생토록 비용 부담 없이 봐오던 시청자에게 현재의 위기가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드라마’마저 넷플릭스 등 해외 OTT에 구독료를 지불하고 봐야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은 최근 전 세계적 화제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거론하며 “<폭싹> 코빼기도 못 본 국민이 절반이 넘는다. 초유의 일이고 슬픈 일”이라고 했다.
이들은 한국 드라마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공영 방송사의 공익적 드라마(국난 극복 사극, 한국적 가족극, 다양한 단막극 등) 편성 비율 유지 제도화’와 ‘과도한 스타 배우 출연료 조정 등을 위한 논의 기구 설치’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인접 국가의 한국 드라마 불법 시청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드라마 제작사와 스태프 간 서면 계약을 의무화하고, 이를 감시 및 감독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도 했다.
이들은 장기적인 해결책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 생산과 ‘한국형 플랫폼’을 통한 공급을 제시했다. 약 100편의 작품으로 10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한 뒤, 엔젤투자자를 모으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이날 회견에 앞서 발기인 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은규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 문화예술콘텐츠위원장은 “우리가 주인이 돼서 공장을 돌리고 시장을 만들고 광고를 하고 생산을 계속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30년 넘게 MBC PD로 일하며 드라마를 만든 그는 “웹상에서 AI로 겨루는 승부가 최종 승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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