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속 카네이션은 어떻게"… 비대면 꽃거래에 시들해진 원산지표시제

강현수 2025. 5. 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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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가게 등 대다수 표기 소홀
자판기는 결제 전 확인 불가
원산지 불명 화훼류 유통 우려
최근 카네이션 등 화훼류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도 늘어난 가운데 7일 오전 수원시 내 한 꽃집에 카네이션 화분들이 놓여 있다. 임채운기자

"국산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중국산일 수도 있는 거고, 빨리 시들어버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원산지 표시가 안 돼 있으니."

7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의 한 무인 꽃가게. 어버이날(8일)과 스승의날(15일)을 앞둔 대목인 만큼 카네이션 꽃다발, 꽃바구니 등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하지만 꽃 포장지에, 또는 가게 안내문으로 붙어 있어야 할 '꽃 원산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결제 키오스크에 한 꽃다발의 바코드를 찍어도 봤지만, 원산지 관련 안내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권선구 고색동의 또 다른 무인 꽃가게에서도 꽃 원산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가게에 있던 관리자에게 꽃 원산지에 대해 물었지만, "국산이랑 외국산이 섞여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가게는 카드 결제를 해야만 꽃을 꺼내볼 수 있는 자판기도 설치했다. 꽃다발 포장지에 원산지를 표시하더라도, 결제 전에는 소비자가 원산지를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이 같이 화훼류에 대한 비대면 거래가 최근 활성화하면서,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제도가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비자가 원산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화훼류를 수입, 생산·출하하거나 판매,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진열하려면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국내산 카네이션과 장미 등 11개 품목은 '국산(국내산)' 또는 '시·도명', '시·군·구명'을, 외국산이면 모든 화훼류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표시 위치는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포장재나 안내판 등이다.

하지만 무인 꽃가게를 비롯해 비대면 방식으로 거래하는 플랫폼 특성상 이러한 원산지 표시 및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꽃가게 중에서도 상품에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곳이 다수다.

이러한 상황 속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개인 간 꽃 중고거래마저 성행하면서, 원산지 불명의 화훼들이 지속적으로 유통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소비자가 구매 전 원산지를 확인하는 태도도 필요하지만, 상품의 수입 여부나 원산지 표시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공급자가 원산지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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