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尹-이준석’ 전쟁 데자뷔? 국힘의 ‘대선후보-지도부’ 갈등 잔혹사
이재명에 단일대오로 맞서도 부족한데…“후보 불확실성에 유세도 제대로 못해”
(시사저널=변문우 기자·백진우 인턴기자)
3년여 만에 찾아온 조기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이 다시금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대선에서의 소위 '투스톤(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갈등' 장면이 겹치는 모습이다. 두 갈등 모두 양측이 서로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수 진영 내부에선 '탄핵 정부 집권당' 책임과 '이재명 1강(强) 구도' 등 핸디캡을 고려해 후보와 지도부가 합심해도 부족할 판에 "스스로 자멸하는 꼴"이란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이준석, 대선 직전에야 극적 갈등 봉합…이준석 "기시감"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포함하는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상을 두고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간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쌍권(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지도부는 지난 6일 밤 김 후보 자택 앞까지 찾아갈 정도로 단일화 절차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압박하는 반면, 김 후보 측은 당헌에 명시된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반기를 들고 있다.
이미 지도부는 이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빅텐트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단일화 절차에 돌입했다. 한덕수 전 총리 등 특정 단일화 대상의 이름은 여론조사 질문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내놓은 '단일화 압박' 절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당 지도부는 전국위원회(8~9일)와 전당대회(10~11일)도 김 후보와의 소통 없이 소집한 상태다.
이에 김 후보 캠프에선 강력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후보의 핵심 측근인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조사로 단일화 해봐야 시너지 효과가 제로"라며 "더 이상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지도부가 대선 후보를 압박하면서 합법적이고 정당한 자격을 했다고 주장하며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의 실질적이고 합법적 최고지도부는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고 강조했다.
이 장면은 3년 전인 지난 20대 대선 정국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는 2021년 연말부터 주도권을 놓고 대선 직전까지 빈번하게 부딪혔다. 구체적으로 ▲윤석열 후보의 '기습 입당'을 비롯한 일정 패싱 ▲경선 토론회 개최를 둘러싼 '월권 논쟁' ▲'선대위 인선' 논의 과정에서의 마찰 등이 표면적 원인이었다.
양측은 일정 취소와 칩거를 반복하다가 대선 직전에서야 극적 갈등 봉합에 성공했다. 만약 두 사람이 갈등 봉합에 실패했다면 당시 0.73%포인트 차로 갈린 대선 결과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알 수 없다. 이때의 갈등은 결국 대선 승리 직후에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측근 리스크가 불거지고, 당정관계가 악화일로로 가는 계기가 됐다.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상황은 언젠가 겪어본 듯한 기시감이 든다"고 전했다.
당시는 대선 후보가 당대표를 주로 압박하고 패싱하는 구도로 갈등이 진행됐다면, 이번 갈등은 반대로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를 종용하는 상황이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3년 전 상황은 대권후보가 당 지도부를 압박했고, 지금은 구도가 바뀌어 당 지도부가 대권후보를 압박하고 있다"며 "반대자에 대한 폭력적인 행위가 나타나는 것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反明 빅텐트' 출범도 가시밭길…"갈등 더 커지면 진영 붕괴"
특히 국민의힘 입장에선 3년 전보다 지금이 더욱 위기 상황이다. 탄핵 대통령을 배출한 책임을 제대로 지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 당의 이재명 후보는 압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단일대오를 형성해 국민들에게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등 선거 캠페인을 벌여도 부족한 시간에 당내 분열까지 노출시켜, 중도층은 물론 보수 지지층까지 돌아서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지도부와 대선 후보 간 갈등 구도는 비슷하겠지만 당시에는 대선후보가 정해져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지도부가 후보를 바꾸려고 하고 있지 않나. 후보 자체가 불확실하면서 선거운동 자체를 못하고 있으니,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유례없는 '대선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반대로 김문수 캠프 측에선 '비대위 해체'를 촉구하며 맞불을 놓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연스레 보수 진영 숙원인 '반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여부도 가시밭길이 점쳐진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단일화 논의 결과가 좋으면 보수 지지층 결속의 계기가 되겠지만, 양측이 더욱 크게 싸우면 진영 전체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김 후보는 이날 오후 6시에 한 전 총리와 단독 회동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 후보는 캠프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없어야 한다"며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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