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태만이 불러온 비극' 하동 순찰차 변사 유발 경찰관 2명 송치

김용구 기자 2025. 5. 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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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사·직무유기 등 혐의
안내대 이탈 취침 등 고의성 인정
15명 중 일부 징계 비판 목소리도

지난해 여름 지적장애를 앓는 40대 여성이 경찰 차량 뒷좌석에 36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사망한 ‘하동 순찰차 변사 사건(국제신문 지난해 9월 2일 자 11면 보도)’을 유발한 경찰관 2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근무 태만으로 피해자가 차량에 탑승할 빌미를 제공하거나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친 행위 등에 고의성이 인정되면서다.

다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15명이 징계 대상으로 올랐는데 결과적으로 2명에게만 형사 책임을 묻게 돼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8월 40대 여성이 탑승 3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경남 하동 진교파출소 순찰차. 국제신문 DB


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소속 경위 A 씨와 경감 B 씨를 각각 업무상과실치사와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 15일 주간 근무 중 차량을 이용한 뒤 오후 4시50분께 뒷좌석 시건 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40대 여성 C 씨는 16일 새벽 2시께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없고 운전석과 격벽으로 분리된 뒷좌석에 탑승했고 36시간 만에 열사병을 동반한 급성 심부전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탑승 당일 이 지역 낮 최고 기온은 34도를 기록했다. A 씨가 C 씨 사망의 원인을 간접적으로 제공한 셈이다.

B 씨는 A 씨가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 파출소 입구에 3분가량 앉아 있을 때 안내대에 대기하는 근무 규정을 어겨 그를 발견하지 못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C 씨는 출입문을 각각 3차례 흔들고 두드리며 내부 진입까지 시도했으나 B 씨는 2층에서 취침하느라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이런 조처에도 일각에서는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C 씨가 차량에 탑승한 뒤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2시간 동안 근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4차례 구조 기회를 놓친 경위 D, E 씨, 경감 F 씨 등 3명이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불송치 처리됐기 때문이다.

D 씨는 주야간 아침 근무 교대 때 뒷좌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차량 리모컨 키를 누르면서 앞좌석과 트렁크를 확인한 점 등을 들어 그의 행위에 고의성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지정된 순찰 3차례를 이행하지 않은 E, F 씨의 경우에도 사건 예견 가능성이 작아 법률 구성 요건에 못 미친다고 봤다.

경찰은 이들 5명 외에도 C 씨가 차량에 있던 총 36시간 중 사망 이후 24시간 동안 총 10차례 지정된 순찰을 누락하거나 근무 교대 때 장비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C 씨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8명을 내부 징계 대상에 올리는 데 그쳤다.

파출소 근무 인원이 적은 데도 백업용인 사건 차량에 근무자 1명을 지정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고려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월 관리 책임이 있는 하동경찰서장 등 2명에게도 ‘직권 경고’ 처분을 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사팀 내부 의견뿐만 아니라 변호사, 교수 등 외부 법률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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