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순찰차 사망사건… 결국 인재였다

강대한 2025. 5. 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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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순찰차 내 36시간 갇혀 사망
운행 않고 당직자 쿨쿨 업무태만 수두룩
사건 관련자 15명 중 5명 수사, 2명 송치
“신중 검토해 명확히 결론 내려 오래 걸려”
진교파출소 전경.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40대 여성이 지난해 8월 새벽에 진교파출소 주차장에 있던 순찰차에 혼자 들어간 뒤 36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일보 DB

한여름 경남 하동군 진교파출소에 주차된 순찰차 안에서 40대 여성이 갇혀서 사망한 사건(부산일보 지난해 8월 21일 자 8면 등 보도)과 관련해 경찰관들의 업무태만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에서 장기간 셀프 수사를 벌여 근무자 5명 중 2명에게만 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남경찰청은 7일 ‘하동 순찰차 사망사건’에 수사 결과를 9개월 만에 발표했다. 경남청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직무유기 혐의로 진교파출소 직원 5명을 조사해 50대 A 경위와 50대 B 경감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나머지 3명에 대해 차량 인수인계 규정 미준수, 순찰차 운행 미실시 등을 확인했지만 형법상 혐의 입증이 어렵다며 불송치했다.

경남청 관계자는 “불송치한 3명의 구체적인 행위 판단을 근거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겠으나 의도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무상 과실범은 △주의의무 위반 △인과관계 △예견 가능성이 구성 요건인데, 불송치된 3명에 대해 예견 가능성이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동 순찰차 사망사건’은 지난해 8월 16일 오전 2시 12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 C 씨가 진교파출소를 방문했다가 문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자 주차장에 있던 순찰자 뒷자석으로 들어가면서 발생했다.

순찰차는 범죄자 도주를 막기 위해 뒷좌석 안에서 문을 열 수가 없으며 내부에 안전 칸막이도 설치돼 있어 앞석으로 이동할 수도 없다. 한여름에 순찰차 뒷좌에 갇힌 C 씨는 다음 날 오후 2시께 열사병을 동반한 급성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진교파출소 순찰차 모습. 부산일보 DB

경찰장비관리규칙에 따르면 근무 교대 시 전임 근무자는 차량 청결 상태와 차량 내 음주측정기 등 각종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사고 예방을 위해 차량 주·정차 시 문을 잠그도록 규정한다.

A 경위는 교대 전 순찰차 문을 잠그지 않아 이번 사고를 유발한 책임을 지게 됐다. 또 B 경감은 당시 현관문을 볼 수 있는 자리에서 근무해야 했지만 2층에서 자고 있었다. 나머지 3명도 파출소에서 휴식 중이었다.

결국, 진교파출소 직원들은 C 씨가 순찰차에 갇힌 36시간 동안 총 7차례 순찰차를 몰고 지역을 순시해야 했으나 이를 무시했다. 지정 순찰 근무와 근무 교대 시 인수인계가 한 번이라도 정확하게 이뤄졌다면 C 씨는 구조될 수 있었던 셈이다.

경남청은 해당 순찰차가 예비용 차량으로 순찰보다는 비상 상황용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두 사람을 포함해 당시 하동경찰서 소속 경찰관 1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계획이다. 감찰계는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 5~6월 중 징계 절차를 마무리한다. 앞서 고위직인 하동경찰서장과 범죄예방과장은 이미 지난 2월 본청에서 직권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경남청 관계자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 징계를 내리는 것과 형사적으로 접근해 처벌하는 것은 사안이 다르다”며 “내용을 신중히 검토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수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