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의실현” 파키스탄 “선거용 도발”…카슈미르 무력충돌 갈등 고조

“정의가 실현되었다.”
7일 파키스탄에 미사일을 쏜 인도군은 소셜미디어에 이와 같은 글을 올려, 최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파할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22일 파할감 인근의 유명 관광지인 바이사란 초원에서 총을 든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관광객·현지 주민 등 26명이 사망했다. 당시 습격자들이 이슬람 경전 구절을 외워 보라고 한 뒤, 외우지 못한 이들을 사살했다는 증언이 나오자 힌두교도가 대다수인 인도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오랜 영유권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은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인구가 힌두교도보다 많은 곳이다.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인도 정부로부터 차별을 받는다고 믿는 지역민들의 저항 운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배후엔 파키스탄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파키스탄은 연루 사실을 부인했지만, 인도 경찰은 용의자 중 2명이 파키스탄 시민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3월 인도령 카슈미르의 풀와마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인도 경찰 41명이 사망한 때와 비해서도, 이번엔 민간인을 노렸다는 점에서 분노가 더 거셌다.
파할감 테러 이후 인도 전역에선 파키스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소셜 미디어엔 반 무슬림, 반 카슈미르를 내세운 증오 게시글이 들끓었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무슬림들을 폭행하는 영상도 올라왔다. 힌두 민족주의를 표방한 폭력 행사로 이름 높은 극우단체 ‘힌두 락샤 달’은 “거리로 나가 카슈미르 무슬림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공개 선언했다. 인도에서 대학에 다니던 카슈미르 출신 학생들이 위협을 받거나 숙박을 거절당한 경우도 있었다. ‘비비시’(BBC)는 인도령 카슈미르 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500명 이상을 구금하는 한편, 무장 세력이거나 그 가족으로 추정되는 10여명의 집을 폭파시켜 부쉈다고 보도했다. 소위 말하는 ‘불도저 재판’, 즉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의 집을 철거하는 불법 관행에 따른 것이다. 분리주의 이념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카슈미르 출신 기자가 교도소에 수감되는 일도 벌어졌다.
오마르 압둘라 주지사는 기자들 앞에서 “인도 국민 여러분께 카슈미르 주민들을 적으로 여기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번 사건은 주민 동의 없이 일어난 일”이라고 호소해야만 했다. 실제로 사망자 중 1명은 관광객을 살해하는 공격자를 막으려다 사망한 현지 무슬림 남성이었다.
파키스탄은 인도가 이번 사건을 외부 책임으로 돌리고 ‘보복’ 프레임으로 국민적 감정을 해소하는 한편 올 하반기 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T)의 지지층 결집을 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파키스탄 주요 일간지 던은 “인도는 카슈미르를 파키스탄 문제로 만들고, 카슈미르인들의 무장 저항을 파키스탄이 지원하는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카슈미르인들의 자결권 문제를 보이지 않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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