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떠났어도 마음은 학생들에

김동근 기자 2025. 5. 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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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퇴직교사 정관홍 씨
충남 논산시 퇴직교사 정관홍 씨. 충남교육청 제공

"제가 만든 자료가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충남 논산시 퇴직교사 정관홍(69) 씨가 지난달 18일 도교육청을 방문해 자신의 열정과 소중한 역사가 담긴 기록물을 기증했다. 1986년 지곡고등학교(현 서일고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한 뒤 제자들을 가르치며 2001년-2022년 수업에서 활용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영어교재와 문법노트 등 23점이 그것이다.

그가 20여 년 동안 집필한 이유가 궁금했다. "영어가 어렵잖아요. 학생들 입장에서는 알고 싶은데도 모를 수 있잖아요. '이거 안 되겠다' 싶어 '기초적인 부분부터 알기 쉽게 책을 만들어야겠다' 했어요. 필기하면서 설명을 듣기가 어려우니까 영어수업을 하는 방식대로 책을 써놓으면 학생들이 받아쓰지 않고도 참고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시작했죠."

정 씨의 열정은 교단을 떠난 뒤에도 이어졌다. "좋아서 하는 거니까 수업 끝나고 집에 와 문법과 발음기호부터 번호를 매겨가면서 했죠. 영어는 단어도 중요하잖아요. 2400개를 타자로 쳐 밑에는 뜻을 다 달아줬어요. 2001년부터 2015년 논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퇴직할 때까지, 그 후에는 2022년까지 방과후수업으로 쌘뽈여중 등 중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정리했습니다."

그는 기증이유에 대해선 "저도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못했습니다. 군대를 갔다 와 대학 때부터 조금 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라며 "제가 만든 자료를 필요한 사람들이 받아 수업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쉽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기부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씨는 전북 익산이 고향이지만, 첫 직장과의 인연으로 충남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퇴직한 후 초·중교 진로코칭강사 3년에 이어 논산여중·쌘뽈여중·기민중·강경중 4개 중학교 방과후수업은 물론 10여 년째 남부평생교육원에서 다문화가정 학습도우미를 맡아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도교육청은 그가 기증한 기록물이 단순히 오래된 책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한 소중한 기억이자 영어교육 흐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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