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세요” 말해도 완판… 22년차 쇼호스트 이은영의 ‘롱런’ 비결
“홈쇼핑 성장세 둔화? 수요 지속될 것”
“다양한 플랫폼 공존, 고유 경쟁력 키워야”
‘영스타일’ 론칭 7년차… 누적 주문액 7000억
“진정성을 무기로 ‘롱런’ 이어갈 것”

주춤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롱런’하고 있는 쇼호스트가 있다. 지난 2004년 롯데홈쇼핑에 입사한 22년차 쇼호스트 이은영 씨다. 이 씨는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 속에서 아이템, 스타일링, 코디법 등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해답을 안겨주면서 ‘톱 쇼호스트’ 자리에 올랐다. 특히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롯데홈쇼핑 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방송 매출은 약 3조 원. 이는 업계 전체에서도 최정상 수준이다.
최정상 쇼호스트가 바라본 홈쇼핑업계의 미래는 어떨까.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만난 이 씨는 “홈쇼핑 시장이 더 커지기 쉽진 않지만, 안정적인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홈쇼핑업계의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그는 “사실 코로나 이전엔 쇼핑 플랫폼이 너무 많아서 홈쇼핑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근데 코로나 때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홈쇼핑이 굉장한 호황을 누렸다. 요즘에는 오프라인 백화점, 마트도 다 힘들다고 한다. 라이브커머스도 뜬다고 하지만, 쿠팡이나 빠른 배송을 내세우는 온라인 업체들이 많아서 경쟁이 어렵다. 결코 홈쇼핑만의 위기라고 볼 수 없다. 지금은 AI까지 빠르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홈쇼핑은 고객과의 관계가 중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고객 충성도가 홈쇼핑 고유의 경쟁력인 셈이다.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쇼호스트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 씨는 실제 판매 상품을 사용한 후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 전달하며 고객 신뢰를 높이고 있다. 솔직한 소통 방식도 특징이다. 이 씨는 “가끔 고객들에게 사지 말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은 구매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나를 돕겠다는 생각으로 충동 구매하지 말고, 꼭 필요한 분들만 구매하시라. 대신 다음에 필요한 제품이 있을 때 내 프로그램에서 구매해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영스타일’에서 이 씨는 고객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프로그램의 팬들은 ‘영스 패밀리’로 불리며 단순한 시청자를 넘어 쇼핑을 함께하는 친구처럼 이 씨와 소통한다. 생방송 중 고객들의 고민과 상담을 바로 확인하고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일반 프로그램 대비 실시간 채팅 참여 수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패션 신상품의 사전 론칭 행사에 고객들을 초청하거나 ‘재즈 콘서트’, ‘플라워 클래스’ 등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이 씨의 또 다른 ‘롱런’ 비결은 체력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라이브 방송이 이어지는 쇼호스트 직업 특성상 체력은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옛날에는 일주일에 세 네 번은 새벽 4시까지 출근했다. 회사에서 연말에 주는 ‘아침이슬상’을 받았을 정도”라며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건 실력보다 체력이 좋아서다. 요즘 대세인 러닝을 예전에 했었다. 공식 기록으로 하프 마라톤은 세 번 정도 뛰었다. 지금은 마라톤 대신 PT를 꾸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이 씨는 홈쇼핑업계를 넘어 커머스업계에서 ‘롱런’ 경쟁을 한다. 그는 “고객 초청 행사를 하면 너무 감사한 일이 많다. 음식을 챙겨주거나 꽃을 주는 분도 계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소통하다보니,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회사로 약을 보내주시는 분도 계시다”며 “항상 내가 받은 것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한다. 계속 소통하고 진정성 있게, 언제나 늘 같은 자리에 있는 한결 같은 사람이라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유통시장 자체에서 ‘롱런’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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