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라” 마르마라-에게海 마을의 노스텔지어[함영훈의 멋·맛·쉼]

함영훈 2025. 5. 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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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소환 효도 여행지, 튀르키예 우를라
이즈미르
이즈미르 삼각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튀르키예 보스포러스해협을 빠져나간뒤 남쪽 바다로 향하면, 지중해로 가는 길목에 마르마라해와 에게해가 이어진다.

그리스와 마주보는 이 일대 바다는 풍경이 아름다워, 한국인 여행자들이 “말을 마라”고 곧바로 AZ개그를 구사한다.

어버이날을 목전에 둔 지금, 어르신들이 안구정화하고, 전원풍경 속에서 향수를 느끼는 여행지가 마르마라-에게해 바닷가와 내륙에 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효도 여행 추천지로 이즈미르를 꼽았다. 에게해에 가까운 이즈미르(İzmir)의 고요한 해안 마을 우를라(Urla)는 올리브 숲, 과수원,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천국 같은 여행지로, 도심을 벗어나 힐링과 미식을 모두 즐기는 곳이다.

이즈미르 우를라의 와이너리[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제공]

5월은 특히 날씨가 좋아 와이너리 포도밭을 탐방하기에 좋고, 특산물인 아티초크를 맛보는 등 부모님과 함께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이다.

포도가 익어가는 6,7,8월에 방문해도 5월 방문 못지 않게 좋다. 근처에는 아이발리크, 차나칼레 등 멋진 해안도시와 크리스트교 성지이자 고대엔 첨단도시였을 에페수스 등이 포진해 있다.

▶바닷길 산책하다, 포도밭따라 들길 거닐고..

우를라는 이즈미르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평화롭고 느긋한 에게 해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마을 어귀부터 올리브 향 가득한 바람과 함께 따뜻하고 친근한 현지인들이 미소가 반긴다. 바다가 보이는 부티크 호텔에서 머문다면, 마을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며 안락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즈미르 우를라의 바다

숙소에서 나와 말가차 시장에서 지역 특산물을 구경하고, 우를라 아트 스트리트를 거닐며 튀르키예의 예술을 즐길 수도 있겠다. 우를라는 40㎞에 이르는 해안선에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해변들이 많다.

아침 일찍, 부모님과 함께 쿰 데니지 해변(Kum Denizi Beach)에서 일출을 보며 산책을 즐기면, 하루의 시작이 더욱 특별해질 것이다. 맑고 투명한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우리 딸! 엄마랑 짠~”, “아들, 한잔해,두잔해”

우를라는 미식가들의 천국이다. 이곳의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땅 덕분에 고유한 와인과 신선한 해산물, 올리브 오일을 활용한 요리들이 맛의 정수를 자랑한다. 특히 와인 애호가라면, 우를라의 포도밭 와인 루트를 따라가며 다양한 와인을 맛본다.

보르노바 미스케티(Bornova Misketi), 술타니예(Sultaniye), 보가즈케레(Boğazkere)와 같은 토착 포도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이 기다린다. 또한, 와인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공부하며 즐기는 와인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된다.

우를라의 파인다이닝

포도밭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지역의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고급 레스토랑들이 있다.

젊은 셰프들이 전통적인 요리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며, 요즘 요식업계에서 트렌드 키워드인 ‘Farm to Table(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철학이 담긴 음식들을 인문학과 함께 흡입한다.

이곳 몇몇 레스토랑은 미슐랭 별을 받았고, 미슐랭 그린 스타와 소믈리에 상을 수상한 곳도 있다. “딸~, 오랜만에 엄마랑 짠~ 하자.” 이곳에서 마스틱 아티초크와 제철 채소, 해산물 요리, 고품질 와인을 함께 즐기며 부모님과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튀르키예 테페는 한국 태백과 같은 뜻이라며?

우를라는 고대 아나톨리아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우를라의 역사는 청동기 시대의 리만 테페(Liman Tepe) 유적지에서 시작된다. 고구려 이웃에 살다 서진한 튀르키예(돌궐)은 괴베클리테페, 카라한테페, 귤츄테페, 타쉬리테페, 새페르테페, 착막테페 처럼 신성한 산, 신성한 장소를 ‘테페’라고 부른다. 예맥중 맥족이 건너갔다는 멕시코 역시 같다. 발음도 우리와 비슷한 태백과 동의어이다. 태백은 요하, 북한, 남한에 여러 곳 있다.

여름밤 셀수스 도서관

리만 테페는 튀르키예 최초의 수중 발굴이 이루어진 장소로 유명하다. 마을 북쪽에 위치한 고대 항구 도시 클라조메니아(Klazomenia)는 고대의 중요한 항구 중 하나로, 이곳에서는 세계 최초의 올리브 오일 작업장이 있어 올리브와 관련된 깊은 역사를 엿볼 수 있다.

근처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에페수스(Ephesus)를 방문해 보자. 에페수스는 셀수스 도서관 등 인상적인 유적들을 자랑하며, 여름에는 별빛 아래에서 야간 탐방이 가능하다. ‘밤의 박물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이 특별한 경험은 2000년전후 옛날을 떠올리며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할 것이다. 별을 보며 주고 받는 모녀 간, 장인-사위 간 대화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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