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도자' 분청의 오늘과 내일을 만나다

임창희 2025. 5. 7. 10: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상호 작가의 '아프리카 시리즈-헤드'. 임창희기자

'가장 한국적인 도자기'로 불리는 '분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도자재단이 오는 8월 17일까지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기획전 '오늘, 분청'에서는 20대 신진 작가부터 70대 원로 작가에 이르는 27명의 작가들이 현대 분청의 경향과 개성을 담아낸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 '분청사기'는 '분장 회청 사기'의 준말로 '회청색 사기에 백토로 분장한 도자기'라는 뜻이다. 맑고 투명한 비취색의 고려청자에서 깨끗하고 단아한 조선백자로 도자 양식이 변해가던 조선 초기 약 200년간 제작된 분청은 자유로운 형태와 대담한 기법, 서민적 정서와 해학적인 표현으로 '가장 한국적인 도자'라고 평가받는다.
김정우 작가의 '철화의 방'. 임창희기자

'오늘, 분청'에서는 한국 도자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동시대 작가들의 시각에서 재조명한 현대의 분청 작품을 통해 그 예술적 가치와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한다.

전시는 총 3부로 나뉘어 현대 분청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미술관 로비에서부터 시작되는 1부 '분청의 속내'에서는 현대 분청 작품을 통해 풀어낸 현대인의 삶과 사회, 사상과 미의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 현대도예의 흐름을 형성한 1947년생의 원로 도예가 신상호의 '아프리카 시리즈-헤드'와 1998년생의 신진 작가 정용욱의 '흔적'을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분청 양식을 통해 '인간'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5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계속되는 작가들의 고민과 세대를 잇는 예술의 여정을 느껴볼 수 있다.

또 영국 웨일즈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작고한 도예가 필 로저스의 작품 '분청 접시 세트'와 '분청소금유병', '조화문 분청병'도 전시된다. 필 로저스는 '분청 예찬론자'로 불릴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분청 양식을 폭 넓게 적용하며 한국의 분청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2부 '분청의 표정'에서는 현대 분청 작업에서 구현된 조형 요소에 집중해 작품의 독자적인 면모를 탐색한다.
김찬미 작가의 '균형을 모색하는 방법'. 임창희기자
실제 타고 남은 연탄재들을 화장토에 '덤벙' 담가 결합한 박성욱 작가의 '탄', 전통 분청사기의 무늬들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김정우 작가의 '철화의 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분청 유물들의 형태를 변형시켜 새로운 미감을 만든 김찬미 작가의 '균형을 모색하는 방법' 등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분청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박정민 작가의 '믿음에서 파생된 몸', '다면적인 끝말잇기' 등. 임창희기자

3부 '분청의 몸짓'에서는 분청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작가들의 행위와 몸짓이 어떤 모습인지를 살핀다. 박정민 작가가 심장박동소리, 호흡소리, 음식 씹는 소리 등을 녹음해 분청 작품 안팎으로 울려 퍼지는 작품들을 통해 작가와 교감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커다란 옹기에 온몸으로 흙물을 뿌려 작업하는 이강효 작가의 퍼포먼스(2013) 영상으로 분청 도예가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마무리하는 에필로그 '분청의 숲'에서는 한국인의 미의식에 깊이 자리한 '자연'을 주제로 도자 회화 작업과 분청 기법을 응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동안 인화문·조화·박지 기법 등 분청의 분장 기법을 활용한 '나만의 분청 도자기 장식하기'부터 '이수민 작가와 함께하는 미니 항아리 소금 단지 풍수 도자기 장식하기'까지 다양한 전시연계 프로그램도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를 기획한 최리지 학예연구사는 "가장 한국적인 도자기다보니 한국인들에게 식상할 수 있었던 분청의 새로운 모습과 미래를 보여주고 싶어 기획한 전시"라며 "무궁무진한 현대예술로의 확장 가능성을 가진 분청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